새벽 다섯 시에 일어났습니다. 세월은 어느새 추분이 지나고 밤이 짙어져서 새벽 다섯 시인데도 캄캄합니다.베베모 가족이 청송 가는 날입니다. 새벽 여섯 시에 인천에서 출발했습니다.
덕평 휴게소에서 우동을 먹고... 안동 신시장에 가서 송편을 샀습니다. 그리고 청송 진보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20분입니다. 진보 시장 국숫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프라이드 치킨을 찾고, 과자와 케이크를 준비해서 교도소로 갔습니다.
추석이 내일모레라서 청송 경북북부 교도소에 갇혀 있는 우리 자매상담에 나오는 형제들은 닭튀김을 먹고 싶어합니다.
담당 교도관에게 허락을 청했습니다. 뼈가 없는 순살 치킨이면 가능하고, 콜라같은 음료수는 반입이 안 된다고 합니다. 고맙다고 한 후에 청송 진보에 있는 "종국이 두마리 치킨" 가게에 전화해서 9월 29일 낮 12시 반에 찾을 수 있도록 주문해 놓았더랬습니다.
경북북부 교도소 민원실에 가서 압류 처분을 받은(감옥에 갇혀 있어도 그 사람에게 들어오는 모든 돈은 압류 당하는 사람) 형제에게 영치금 대신 과자와 빵을 대신 넣어 주었습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라도 자기 소유의 돈이 있으면 빵과 음료수 등 간식을 살 수 있고요. 사서 다른 이웃들과 나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 한 푼도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얻어먹을 수밖에 없는 사람은 기가 죽을 수밖에 없지요.
내정문에 가서 자매상담에 준비한 음식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교도관들이 검사하고, 반입이 안되는 물건이 있는지 살펴 봅니다. 그런 다음에 자매상담 모임 장소에 가져다 줍니다.
신분증과 핸드폰 등 휴대품을 맡기고 교도관의 안내로 교도소 내부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자매상담이 한 달에 한 번 있게 됩니다.
사람들은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알기는 합니다만 대다수 정반대로 알아 듣는 것같습니다. 죄인은 미워하고 죄는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죄를 좋아하는지 죄짓는 일이 끊이질 않습니다.
감옥에 갇힌 이들을 찾는 이유는 하느님 닮은 고귀한 인간이 죄로 인해 비참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하느님다움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형제들과 생일 축하 케이크를 나누고, 순살 치킨도 먹고 사탕과 송편은 모임에 나오지 못한 방에 있는 동료들과 나눠먹기 위해 가방에 넣어두고...
단풍 잎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하면서 자기 소개를 하고...그러면서 한시간 반을 보내고는 다음 달 모임을 기약하고 헤어집니다.
모임 중에 한 형제가 부탁을 합니다.
35세 젊은 친구가 이곳에 갇혀 있는지 3년이 되었는데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는 고아라고 합니다. 징역 42년을 받아서 이제 3년 살고 있는데 영치금이 한 푼도 없답니다. 자기 몫으로 넣어 줄 영치금을 자기에게 넣지말고 이 청년에게 넣어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세상에 !
자기 몫 영치금을 포기한다는 건 우리가 자기의 한달치 수입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한다는 말이나 같은 것이거든요!
베로니카와 함께 한참 의견을 나눈 후에. 두 사람 모두에게 영치금을 넣어 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추석 전이라서 인천으로 오는 길이 덜 막힐 줄 알았는데 변함없이 막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밤 아홉 시....
쓰러져 그냥 잤습니다. 나이를 못 속이겠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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