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
 


 
작성일 : 06-11-15 15:13
11/15 가을비 우산도 없이
 글쓴이 : 서영남
조회 : 14,446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손님이 오전에 비를 맞으면서 민들레국수집으로 오고 있습니다 신발이 다 떨어졌습니다 발이 다 젖었을 것입니다 이층에 올라가서 신발이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하나도 보이질 않습니다 따끈한 국이나마 한 그릇 더 드렸습니다.
오늘은 귀한 소포를 하나 받았습니다 그 안에는 편지도 한장 들어있습니다 편지를 허락도 없이 옮겨 놓습니다.
어려운 사람들 살기 좋은 계절이 다 가고 어느새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초겨울입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보통 사람들의 몸은 움츠러들고 둔해지지만, **님의 몸과 마음은 한층 더 분주해지시겠지요 민들레국수집 손님들을 위한 식사준비는 기본이시고, 연료, 의복, 치료비 등...
이제는 오래전 이야기입니다만, 제 생활이 힘들지 않던 시절에는 지금의 민들레국수집 손님들과 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도 귀한 존재이니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일시적으로 동정심이 발동했을 때 뿐이었고, 그보다는 정말 한심하고 쓸모없는 사람들이다는 생각이 더 많았었습니다.
젊은 사람이 왜 저러고 살까 저 사람은 형제나 자식도 없나 저런 사람이 밥은 굶으면서 왜 저렇게 술을 마실까 이렇듯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보다는 비난의 말과 생각으로 그들을 보았었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 그런 생각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복권을 사는 사람들에게 복권에 당첨되면 그 돈을 어떻게 쓰겠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한답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복권에 당첨되면 좋겠습니다 **님께서는 참으로 엄청난 금액의 복권에당첨되셨나 봐요 저도 이번 주에는 복권을 사봐야겠습니다 **님처럼 엄청난 금액이 당첨될 수 일을지...
* 제가 입던 옷 중에 골라서세탁을 하였습니다 필요한 분들이 계실지, 혹시 짐만 되지는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2006년 11월 14일.
점심 때, 손님들이 잘 드시지 않는 남은 김치를 모아서 고등어 통조림을 따서 넣고 찌개를 끓였습니다 아주 색다른 별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