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0일입니다 사월의 마지막 날^^

손님들이 늦은 아침을 드시느라 수저 소리만 조용하게 들립니다

우거지 된장국, 햇김치, 깍두기, 얼갈이 배추를 데쳐서 된장으로 무친 나물, 멸치볶음, 돼지불고기, 상추쌈입니다, 후식으로는 오늘 백일을 맞이하는 "진가희" 아기의 백일떡입니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은 봄구경을 했습니다.

목요일에는 베로니카와 함께 대전교도소를 다녀왔습니다 꽃구경을 위해 조금 더 돌아가는 길로 대전교도소에 갔습니다 지난 해 4월에 특별면회를 했었던 바오로 형제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바오로 형제는 별명이 "아까돌아"입니다 조금 전에 사고를 쳤는데 또 사고를 친다고 붙여진 별명입니다 징벌방에 가지 않으려고 참고 참고 또 참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또 싸웠습니다 그래서 거의 한 달을 징벌방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며칠 전에 풀려났습니다 특별면회를 신청했을 때 교도관이 난감해 했습니다 오히려 사고치는 사람에게 특별면회가 더 필요하다고 해서 가까스로 허락을 얻었습니다.

대전교도소 정문을 지나서 청사로 올라가는 길에 잔디밭에 작은 꽃들이 얼마나 예쁘게 피었는지...

창살로 가로막혀 있지만 일반 접견실처럼 강화 프라스틱 창으로 밀폐되어 있지 않은 특별면회실에서 바오로 형제를 만났습니다 다행스럽게 악수는 할 수 있습니다 거의 삼십여분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바오로 형제는 십년 징역에 이제 팔년을 살았습니다 징역이 끝나면 또 감호가 남아있습니다

징역이 끝나고 감호까지 살면 오십이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걱정이 생겼다고 합니다 출소하면 민들레국수집 근처에서 살고 싶은데 이제는 출소해도 강력범 출신들에게까지 전자 발찌를 채운다니 폐를 끼칠까 봐 민들레국수집으로 가는 것을 포기해야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아무 걱정말고 앞으로 더 사고치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다가 출소해서 함께 살자고 다독거렸습니다 어느새 삼십분이 지났습니다 내년에 또 만날 약속을 하고 나왔습니다

민원실에 들려서 간식과 영치금을 조금 넣어주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봄소풍 잘 다녀왔습니다.

29일(금)에는 창원대학교를 다녀왔습니다 오전 아홉 시에 인천을 출발했습니다 지식나눔 특강을 한 후에 학장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밤 여덟 시에 창원을 출발했습니다 마성터널 쯤 왔을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번개치고 천둥소리 났습니다 비상등을 켜고 왔습니다 집에 오니 한 시 반입니다 남쪽은 꽃이 벌써 지고 녹음이 짙어졌습니다.

4월 0일(토)

오늘은 조금 일찍 국수집에 도착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 근처에 민들레의 집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아주 조그만 집이지만 방이 두 칸이나 되는 독채입니다 여인숙 쪽방에서 지내고 있던 세 식구가 살기로 했습니다 조금 큰 방에는 키가 큰 열아홉 총각을 정석(가명) 씨가 같이 지내기로 했습니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에 깨끗하게 청소하고 오늘 입주하기로 했습니다 도시가스가 연결되어 있어서 참 좋습니다.

며칠 전에 배추 00포기로 김치를 담았습니다 국수집에 조금 있던 고추가루가 동이 나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