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민들레의 집에 페인트 작업을 했습니다 사랑의선교회 수사님들께서 우리 식구들을 위해 선물해 주신 집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외벽과 대문을 예쁘게 칠했습니다 이 민들레의 집에는 현재 세 식구가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아찌와 흰둥이 두 마리도 함께 삽니다.

요한이네 가족이 살던 집은 보증금 백만원에 월 십만원의 기름보일러가 있는 단칸방이었습니다 집이 낡아서 수리를 해야해도 그냥 알아서 고치고 살았습니다 주인에게 고쳐달라고 했다간 방 빼라는 소리를 듣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집주인 할머니가 방을 빼라고 합니다 보통 가난한 사람에게 집을 빌려주면 거의가 기초생활수급자여서 주민센터에서 집도 잘 고쳐주고 도배도 해 주는데 그냥 집을 방치했다면서 방을 빼라는 것입니다

요한이네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가 없습니다 아기가 아파서 수술비를 마련하느라 요한이 아빠가 동분서주하다가 그만 사기를 당했습니다 명의를 빌려주면 돈을 조금 준다는 말에 넘어가서 명의를 빌려주었는데 나쁜놈들이 요한이 아빠 명의로 빌라 두 채를 사서 은행대출을 받아 사라졌기 때문에 빚만 억대가 넘습니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도 도움받을 길이 없습니다.

요한이가 생후 칠개월 때 민들레의 집에 왔습니다 요한이가 요즘은 어린이 집에 다닙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가난한 사람이 살아나기가 참 어렵습니다

서둘러서 민들레국수집 근처에 작은 집을 얻었습니다 보증금 백만원에 월 십만원 단칸방입니다 그래도 전에 집보다는 바람이 좀 통합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질 때 이사했습니다

전의 집 주인 할머니가 보증금 백만원을 돌려주기 싫은지 온갖 트집을 잡고 난리를 칩니다 두툼한 금반지 금목걸이를 하고 삿대질을 하면서 며칠을 난리를 쳤습니다 결국 보증금 돌려받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한 후에 식구들 방 얻어주다가 보증금 떼인 것이 이번으로 두번째가 됩니다 참 씁슬합니다.

요한이가 아침마다 어린이 집 차를 타러 엄마랑 국수집 앞을 지납니다 아기들은 참 잘 큽니다.

윤기(가명)는 오늘 민들레집을 떠납니다앞으로도 착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첫손님인 대성(가명)씨는 다시 노숙을 합니다 며칠 전에는 병원에 입원시켜달라고 해서준비해서 월요일에 입원하기로 했는데나타나질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국수집에 와서 우리 손님들처럼 식사를 하고 갔습니다

이슬왕자도 입원시켜달라고 해서 입원 준비를 다 해놓고 기다렸지만 나타나질 않습니다

주헌(가명)씨는 그저께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기초생활수급 돈이 나오는 날입니다 또 술을 마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