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도고개에 봄인데도 매섭게 찬바람이 붑니다 눈도 내립니다 춥고 배고픈 사람의 서러움이 한껏 묻어납니다 오늘은 아홉시도 되기 전에 민들레국수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맞은 편 계단에 앉아서 오돌오돌 떨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몇 시에 민들레국수집이 문을 여는지 알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오전 열시라고 잘 알고 있습니다 춥고 배고프고 딱히 어디 갈데도 없고 그래서 그냥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서둘러 밥과 반찬을 준비하고 식사하도록 했습니다 다음에는 열시쯤 오시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기다리는 모습이 영 마음에 걸려서 열시까지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옥련동 민들레의 집의 종석씨와 선호씨가 오늘 반찬도 가져갈 겸 해서 설거지 도와주는 날입니다 제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식을 하나 만들기로 했습니다 생태 매운탕! 아주 맛있게 끓여졌습니다 내일은 아가다 자매님께서 쭈꾸미 볶음을 만들어주신다고 했는데 기대가 됩니다.

그토록 많은 행과 소세지 부침이 오전에 거의 다 나갔습니다 오후에 1리터들이 통에 가득 한 돼지불고기를 내었는데 금새 다 나갔습니다 반 통 정도 더 했습니다예쁜 봉사자 자매님들이 참 맛있게 돼지 삼겹살 불고기를 구웠습니다 참으로 멋진 모습이 있었습니다 돼지불고기가 반찬통에 조금 있을때는 우리 손님들이 조금씩 가져가시면서 뒷 사람도 드실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드리는 모습! 반찬통에 고기가 가득 담겨 있으면 맘껏 드시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습니다

우리 손님 중에 한 분이 내일 노가다 일을 나간다고 합니다 오전에 맘껏 식사를 하신 후에 자기에겐 2천원 뿐인데 찜질방에 갈려는데4천원을 빌려 달라고 합니다 내일 일하러 가야하는데 길에서 자면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빌려드렸습니다 오후 시쯤에 찜질방 옷차림(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으로 식사하러 왔습니다 눈보라치고 찬바람 보는 오늘 말입니다 찜질방에서 살짝 나온 것입니다 그래야 돈이 더 들지 않습니다 사발면 두 개를 싸서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