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꽃샘 추위에 내복까지 껴 입었습니다 겹겹이 입었던 겨울 옷, 때에 절은 옷을 벗고봄옷을 입었던 우리 손님들이 꽃샘추위에 어찌나 고생을 했는지 말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노숙생활을 몇 년 해 본 분들은 봄옷으로 바꾸지 않았는데 경험이 없는 분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월 10일 (토)

원추리 나물을 만들었습니다 봄냄새가 향긋합니다 그런데 우리 손님들 중에는 원추리 나물을 아는 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계속 설명을 해 드려야 조금씩 드셨습니다 이 나물은 원추리라는 봄나물인데 아주 맛이 좋아요 그러면 약간 미심쩍은 듯 드십니다 브로콜리로 반찬을 해도 우리 손님들이 잘 드시지 않습니다 한번은 명란젓을 내어 놓았는데 너무 많은 양을 접시에 담습니다 짠 젓갈을 그렇게 많이 담아서 어떻게 드시려고 그러는지 물어보면 감자 으깬 것인줄 알았다고 하면서 덜어 놓습니다 스물 네 살인 청년이 생전 처음 갈비탕을 먹어보았다고도 합니다.

지난 8일(목요일)에 정근씨를 모시고 인천의료원에 가서 내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소변 검사도 하고, 다음날 내시경 검사도 해야합니다 그래서 정근씨에게 단단히 부탁을 했습니다 오늘 밤 열시부터 물도 마시지 말고 내일 오후 1시까지 병원에 가서 진찰받아야 한다고요 금요일은 제가 함께 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토요일날 나타난 정근씨는 병원에 가서 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다음에는 초음파검사를 해야하는데 돈이 7만원이나 있어야 해서 도망와버렸다고 합니다.

저녁 7시에 중2동 성당에 가서 강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월 11일 (일)

오전 여섯 시 반에 민들레 국수집에 와서 반찬 준비해 놓고, 국과 밥도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9시쯤 옥련동 민들레의 집 식구인 종석씨와 선호씨가 와서 우리 손님들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리곤 9시 미사와 11시 미사에서 강론을 하기 위해 부천으로 전철을 타고 갔습니다.

11시 미사 후에 다시 민들레국수집으로 와서 손님 대접을 하다가 오후 늦게 다시 부천에 가서 저녁 미사 강론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상추쌈을 아주 맛있게들 드십니다.

월 12일(월)

용자 할머니가 틀니를 버려버렸습니다 치아가 하나도 없습니다 전복죽을 끓여드리겠다고 해도 죽은 죽어도 싫다고 합니다 드실 만 한 반찬이 없습니다 계란 프라이를 두 개 해 드렸습니다 하나만 해 줘도 너무 고맙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 개를 해 드렸는데 게눈 감추듯 잘 드십니다 육이오 전쟁 때 자식 일곱 데리고 명아주 나물 뜯어서 멀건 죽으로 살아서 죽은 죽어도 안 드신답니다.

상추 1상자에 5천원입니다 우리 농사꾼들 큰일 났습니다 겨울이 봄날같아서 농사가 너무 잘 되어서 값이 폭락했다고 합니다 우리 손님들께 맘껏 드시라고 내어놓았습니다 참 맛있게들 드십니다.

어제 아가다 자매님과 헬레나 자매님께서 아주 아주 많이 부쳐 놓으신 소세지와 햄 전이 오전에 거의 다 나갔습니다 마침 소희 자매님께서 서울에서 오셨습니다 먹음직스런 소세지와 게맛살로 전을 부치고 있습니다

점심 때 김치찌게를 조금 만들었는데 주헌씨가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요 맛이 환상적이라고 합니다

제가 아직 여기에 사진 올리기를 못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사진 좀 올리고 있습니다 참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