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대청소 하는 날입니다 오후 한 시부터 시작합니다 베로니카와 큰이모님이 진두지휘를 하시고, 옥련동 민들레의 집의 종석씨와 선호씨 그리고 화수동 민들레의 집의 주헌씨와 성욱씨가 거들어주기로 했습니다

먼저 짜장면 두 그릇과 우동 세 그릇을 배달시켰습니다 그런 다음에 본격적으로 대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대청소 끝나면 민들레식구들과 함께 삼겹살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월 1일 (화)

오늘은 반찬을 많이 만드는 날입니다 흥남상회에 가서 무 한 자루, 상추 1상자, 무말랭이 봉지, 시금치 상자,쪽파 6단, 풋마늘 단, 마늘쫑 5단을 사서 민들레 국수집에 도착했습니다

마침 마리아자매님이 십정동에서 오셨기에소세지 부침을 부탁드렸습니다 아가다 자매님께서 신나게 반찬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시금치는 데쳐서 맛있게 무쳐놓았습니다 무나물도 두 통이나 만들어 놓았습니다 마늘쫑은 멸치볶음에 넣어서 맛있는 조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무말랭이와 쪽파 그리고 풋마늘로 밑반찬을 커다란 통으로 하나 가득 만들어 놓았습니다.

국수집 근처에 아흔 일곱이나 되신 할머니가 사십니다 아드님과 며느님도 칠순이 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입니다 조그만 집에서 사시는 데 손자들이 있다고 생활보호 대상자도 못 되셨습니다 칠십이 넘은 며느님이 파출부 일을 다니면서 생활비를 버십니다 살짝 쌀 한 포 가져다 드렸습니다.

서할머니가 오늘은 튀긴 강냉이 장사를 하십니다 한 자루에 만원에 떼어다가 파시는데 장사가 도대체 되질 않는답니다 두 봉지를 사 드렸습니다 하루 온 종일 팔아서만 사천 오백 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원가 만 원을 빼면 하루벌이가 사천오백원 뿐입니다 그래도 지난 번 과일장사보다는 많이 번 셈입니다

월 14일 (수)

상추쌈을 어찌나 좋아 하시는지요 손님 한 분이 상추쌈 삼매경에 빠지셨습니다 거의 한 시간 동안이나 식사를 하십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상추쌈이라고 합니다.

된장에 고추장 좀 넣고 참치 캔 4통을 따서 넣고, 마늘과 파 송송 썰어 넣고 설탕과 간장 그리고 참기를 넣고 버무려서 쌈장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쌈장 맛이 환상적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아가다 자매님 팀에서 어려운 분들에게 쌀을 나눠드리는 작업을 하는 날입니다 이층에 있는 쌀을 전부 내어드리면 될 듯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동인교회 박길환 장로님께서 쌀을 스무 포대나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새마을 부녀회에 두 포를 나눠드리고, 찬희네 한 포 가져다 드리고, 이층 할머니 댁에 한 포 가져다 드린 후에 아가다 자매님 편으로 열 여덟 포대를 나눠드리도록 부탁했습니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도 외우십니다 참 멋지게 노숙생활을 하시는 사무엘 형제님입니다 일할 기회가 있어서 일하실 때에는 임금을 받으면 10%는 가난한 사람들 몫이라며 내어놓는 분입니다 지난 겨울에는 참 힘들게 보내셨습니다 어제야 밀린 임금을 받았다면서 민들레 국수집의 봉사자들 모시고 한 턱 내고 싶어합니다 봉투에 십만원을 넣어서 반찬하는데 보태라고 줍니다 민들레식구들과 함께 저녁 초대에 응했습니다 생선회를 어찌나 맛있게 먹었는지요 기분이 참 좋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VIP 손님 한 분께 처음으로 대접 받아봤습니다 기분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