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야 하고...

좋은 냉장고가 생겨서 그동안 민들레국수집에서 고생하던 중고 냉장고가 자리를 물려주었습니다 마을 부녀회에서 가져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VIP손님이 자기가 치워줄테니 달라고 했습니다 VIP 손님이 우선권이 있다 싶어서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낼름 모터만 떼어가버렸습니다 그런 후에는 식사하러조차 오지도 않습니다 할 수 없시 대형 폐기물 처리를 위해 스티커 만원어치를 사다가 처리를 했습니다 오늘 비실거리면서 민들레국수집 근처를 스쳐 지나가려고 합니다 배고픈지 물어보았습니다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식사가 거의 끝났을 때 물어보았습니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고 모터만 떼어갔는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에 팔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천원 받았다고 하면서 머리를 긁적입니다.

김현정, 여, 20세, 서울 여의도 어느 교회에서 잠은 자고, 교회에서 밥은 주지는 않고요 며칠 전에 세 번이나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오늘도자리에 앉아서 세 번이나 푸짐하게 식사를 합니다 슬쩍 물어보았습니다 중2 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삼촌이 한 분 시골에 계시고, 고등학교는 그럭저럭 졸업했고,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서울에 올라와서 교회에서 잠자고 돌아다니면서 무료급식을 얻어먹고 그러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얼굴도 예쁘장합니다 상처가 많은지 공장에서 일하는 것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제일 먹고 싶은지 물어보았습니다 갈비찜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12일(토) 낮 12시쯤 식사하러 오면 그때 갈비찜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새 민들레식구인 한규원이 어제 취직이 되었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부터 출근입니다 남동공단 무슨 전기부품 만드는 회사입니다 월 120만원 정도의 봉급이라고 하고요 아주 잘 되었습니다.

민들레 식구인 오창환 씨와 함께 기초생활 수급자가 될 수 있는지 동사무소에 들렀습니다.

75세 노모와 함께 노숙했던 원식씨가 지난 월요일부터 출근을 잘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카네이션 화분을 선물받았습니다 죽을 뻔 했는데 살려주어서 고맙다고 어머니 편으로 선물을 보냈습니다.

찬희가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제게 달아주었습니다 찬희와 찬호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삽니다 엄마 아빠가 어디론가 떠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