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행복을 위해 산다는 것^^

5월 10일(목)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편안한 휴일입니다 할 일도 없고 낮잠을 실컷 자도 되는 그런 기분 좋은 날입니다 날씨도 참 맑고 화창합니다 연두색과 초록이 어우러진 산과 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충청남도 서산을 다녀왔습니다 편하게 사시면 될텐데도 불구하고 쉰이나 되는 나이에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는 자매님이 계십니다 할머니들을 모시고 살고 싶은 소망 때문입니다 저수지가 있고요 꽃들도 활짝 피어있고, 아늑한 시골에 자리잡은 집입니다 논밭도 있고요 자매님은 맛있는 점심 준비를 해 놓으셨습니다 향기 좋은 산나물과 곰취와 쌈장이 있고요 오징어 회도 있고.. 아주 맛있는 점심 대접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할머니를 모시고 살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참 기분 좋은 하루입니다 이웃의 행복을 위해 사는 것^^

5월 11일(금)도 참으로 편안한 하루였습니다 예수살이 제자교육이 5월 10일부터 1일까지 서울 성북동 복자사랑 피정의 집에서 진행됩니다 며칠 전부터 약간 고민을 했습니다 복자사랑 피정의 집은 제가 살았던 수도원이거든요 젊었을 때도 그곳에 살았었고, 복자사랑 피정의 집이라는 이름은 제가 지었고요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제자교육인데 인사는 하고 와야겠다 싶어서 인천을 출발했습니다 제가 예수살이 제자 1기이기 때문입니다.

수도원 입구에 덕수 수퍼라는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습니다 주인과 참 친했었습니다 그 모습 그대로 있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그곳에서 음료수 조금 사 들고 복자사랑 피정의 집에 들렀더니 많이 변했지만 고향집같은 그 모습 그대로 있었습니다 제자교육 지도신부님과 막일꾼 봉사자들께 인사드리고 차 한 잔 나누고, 슬쩍 피정의 집 이곳저곳 둘러보고.. 안토니오 신부님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수도원에 살 때 관심 깊게 만났던 "세운상가"의 천주교 교우분들 가게 찾아보고 인사드리고, 필요했던 중고 프로젝터를 하나 얻었습니다 램프를 갈아야 하는 것이지만 램프 하나 가는 데 25,000원이나 하지만 귀한 것 얻었습니다

5월 12일(토)

비가 내립니다 노숙하는 분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비입니다 토요일이라서 조금 일찍 국수집에 왔습니다 오전 8시 40분에 도착하자마자 쌀 씻어 밥솥 취사 버튼 눌러놓고, 반찬을 준비하려는데 처음 오신 손님이 밥 좀 달라고 합니다

휴^^ 10시가 되려면 한시간 20분이나 남았는데.. 배고프신지 바보처럼 물어보았습니다 어제 저녁도 먹지 못했답니다 비가 내려서 어느 교회에 들어갔더니 꾀죄죄한 자기 몰골을 보고 목사님이 나가라고 했답니다 밤새 떨었다고 합니다 곧 준비해드릴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서둘러 반찬을 준비해서 식사하시도록 했습니다 달걀 프라이도 두 개 해서 얹어드렸더니 맛있게 드십니다 두 그릇이나 드셨고요 쪽방에서 살다가 돈이 떨어져서 길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몇년 전에 카드빚 2천만원을 막으려고 돌려막기 하다가 오천만원이나 원금과 이자가 되어버려서 지금의 신세가 되었다고 한탄합니다.

지난 수요일에 갈비찜이 먹고프다고 했던 현정씨를 위해서 갈비찜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조갯살 듬뿍 넣은 부추전을 만들 예정입니다 잔칫집 같습니다.

오늘 봉사자는 민들레 식구인 양성욱님, 그리고 강아지 "민들레" 아가다 자매님과 예쁘신 최한순 자매님, 안지명 자매님과 스테파노 형제 그리고 용현동 성당의 아모스 회원 네 분이나 오셨으니 봉사자들로 잔칫집 같습니다 거기다가 음성에서 귀한 사슴고기를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푸짐하게 드실 수 있도록 육개장 비슷하게 고깃국을 끓일 예정입니다 지금 펄펄 잘 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