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수요일

더운날이어서 콩나물을 끓였습니다 아직 냉국을 내 놓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콩나물을 씻어서 국솥에 담고 물을 붓고 뚜껑을 덮고 끓입니다 김이 나면 불을 줄이고 마늘과 소금 그리고 간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그런 다음 불을 끕니다 작은 국솥에 옮겨서 청양고추를 예쁘게 썰어서 고명으로 올립니다 이렇게 매운 맛을 더해서 손님들께 내어드립니다.

계란말이의 명인이신 아오스딩 형제님이 오셔서 오랜만에 계란말이를 했습니다 계란말이를 좋아하시는 손님이 계란말이만 한 접시 수북 담습니다 그래 그냥 봐 드리자 얼마나 드시고 싶은 것이었으면 골고루 반찬을 담지 못하시고 이러실까

두부를 네 판이나 선물해주셔서 온종일 프라이팬에 성욱씨가 두부를 부쳤습니다 오늘은 부친 두부를 양념장 넣고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중심 반찬이 계란말이와 두부조림이지만 고기가 고프신 손님들을 위해서 돼지고기 20킬로를 묵은 김치와 함께 요리를 했습니다 참 잘 드십니다 요즘은 새로운 손님들이 눈에 많이 뜨입니다 새로운 손님은 단골손님들보다 드시는 양이 두세 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신 손님이 계십니다처음 오신 분입니다 노숙하시는 분은 아닌데 어떻게 오셨는지 물어보았습니다텔레비전을 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곳까지 오셨습니다 얼마나 많이 드시는지 놀랐습니다 공원에 가서 쉬시다가 저녁무렵에 한 번더 오셔서 드시고 부천 집으로 가셨습니다전철을 타고 오신 분은 많았지만 부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신 분은 처음입니다.

처음 오신 손님들이 식사를 하시는 것을 보면 노숙을 오래 하신 분인지 아닌지 그리고 서울에서 온 분인지 어렴풋 알 수 있습니다 접시에 밥을 가득담고 그 위에 모든 반찬을 한꺼번에 담는 분은 서울에서오래 노숙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숟가락만으로 식사하시는 분도 서울에서 오신 분이고 오래 노숙한 분입니다 젓가락을쓸 기회가 없기에 숟가락만으로 해결합니다 국을 드시지 않으려는 분도 오래 노숙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맛없는 국에 질려버렸기 때문입니다.

국민소득 이만불의 시대라고합니다 양극화가 아니라 참으로 불평등한 세상입니다 부천에서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오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