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무료 식당인 '미들레 꿈 어린이 밥집'의 주인장인 서영남 씨가 11일 선한 웃음을 띤 채 자원 봉사자들과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황재성 기자 goodluck@snhk.co.kr
<script language='javascript'></script>
 | | 어린이를 위한 무료 식당인 '미들레 꿈 어린이 밥집'의 주인장인 서영남 씨가 11일 선한 웃음을 띤 채 자원 봉사자들과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황재성 기자 goodluck@snhk.co.kr |
|
|
어린이라면 누구나 맛있는 밥과 간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동화에서나 나옴직한 식당이 있다. 인천 동구 화수동의 한 주택가에 있는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이다.
11일 점심 무렵 찾아간 이 밥집에선 주인인 서영남 씨(56)와 딸 서희 씨(세례명 모니카ㆍ26)가 7~8명의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반찬을 준비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진짜 무료예요. 그저 '잘 먹었습니다.'란 인사가 밥값이지요."
자신을 주인장(主人丈)이라 소개한 서영남 씨는 선한 웃음으로 이 특별한 식당을 안내했다. 아담한 3층 양옥집 1층 36.3 ㎡의 공간에 지난 2월 문을 연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은 목ㆍ금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무료로 간식과 저녁을 제공한다. 간식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떡볶기ㆍ어묵이며, 끼니는 날마다 시장에서 가장 싱싱한 재료를 골라 정성껏 조리한다.
이미 지난 2003년부터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노숙자를 위한 무료 식당인 '민들레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 씨가 어린이 밥집을 열게 된 계기는 친환경 쌀을 후원하겠다는 한 후원자의 약속에서 비롯됐다.
"몸에 좋은 친환경 쌀을 보니 끼니를 거르는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딸과 함께 무료 밥집을 만들기로 했지요."
서 씨는 곧바로 지난 2008년 문을 연 '민들레 꿈 공부방'(3층)의 1층에 월세를 얻고,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친환경 그릇과 어린이 높이에 맞는 주방과 식탁 등을 구했다. 어린이를 위해 최고로 잘 준비하고 싶은 서 씨의 따뜻한 마음은 여러 후원자들의 도움의 손길 덕분에 식당 공간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딸 서희 씨는 이런 아빠의 마음을 고스란히 이어 받아 매일 시장에서 가장 좋은 재료를 구한다. 또 이 동네 아주머니는 물론 서울과 안양, 안산 등에서 날마다 자원 봉사자들이 찾아와 따뜻한 밥과 간식을 만드는 데 일손을 보태고 있다.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밥집은 문을 연 지 3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단골 손님이 30~40명에 이르고, 많을 때는 80명까지 몰린다.
"사실 떡볶기와 어묵은 미끼 상품이었어요. 남의 눈 때문에 선뜻 들어오기 힘들어할까 봐요."
이곳의 실질적인 주인장인 서희 씨는 처음엔 일손이 모자라고, 어린이도 적었지만 이제는 처음 본 친구의 손을 잡고 오는 어린이도 있고, 가까운 초등학교의 축구부원들도 간식을 먹고 갈 정도로 편하게 생각하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
"공짜이기에 이곳에 오는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서로 어울리면서 밥을 먹을 수 있지요. 게다가 감사 인사를 통해 고마움을 느끼는 게 돈보다 더 값지다는 것을 알게 되잖아요."
공짜가 많을 수록 좋은 세상이라는 서영남 씨는 특히 "어린이들이 1등을 위한 경쟁이 최고가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삶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지 느꼈으면 좋겠어요."라고 당부했다.
조회 : 15,8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