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는 노숙인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 인천 동구 화수1·화평동 주민센터와 주민들에 따르면 동구 화도진공원을 중심으로 200m 반경에 민들레국수집 등 4곳의 무료급식소가 있다.
급식소 바로 옆에는 ‘동인천역’이 있어 타 지역의 노숙인들에게도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급식소들의 급식시간 차이로 하루 세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노숙인들이 하루종일 인근에 머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결국 주민들은 노숙인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동네 골목길이나 주차장 등에서 노숙인들이 모여앉아 술판을 벌이는 등 동네가 우범지대로 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동인천역 인근에서 함께 술을 먹은 노숙인들 사이에 시비가 붙어 동료 노숙인을 살해하거나 중상을 입히는 사건(본보 8월19일자 26면 보도)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민 김모(50·여)씨는 “노숙인들이 저녁에도 집주변에 모여 있어 고등학생 딸에게 항상 ‘집에 올 때는 휴대전화로 엄마에게 전화를 하면서 오라’고 한다”며 “그래도 불안감이 들어 집 옥상에 올라가서 아이가 무사히 지나가는지 보게 된다”고 토로했다.
또 주민들은 “노숙인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술을 먹고 아무데나 드러눕거나 심지어 옥상에 있는 빨래까지 훔쳐 가는 경우도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무료급식소의 의미는 좋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 동네가 노숙인들의 문제로 가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숙인은 “무료급식소로 인해 멀리 사는 노숙인들도 일부러 찾아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급식소에서는 술만 먹지 않는다면 노숙인들에게 배부른 식사를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에는 처음으로 무료급식소 운영자들과 주민 대표자들이 함께 모여 노숙인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지만 아직까지 속시원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문제 삼는 노숙인들은 예전부터 동네에 살면서 깡패 노릇을 했던 부랑인들”이라며 “무료급식소를 찾아오는 노숙인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범준기자/parkbj2@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