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옛날에 예수님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인데도 남자 어른만? 오천 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셨습니다. 모두 앉아서 식사를 하실 수 있게 배려하셨습니다. 옛날 그곳에서는 부자들만 앉아서 밥을 먹었습니다. 가난뱅이는 서서 밥을 먹었습니다. 가난뱅이는 당연히 서서 밥을 먹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가난뱅이들도 품위 있게 앉아서 식사하실 수 있도록 사람대접을 해 주십니다.? ? 배고픈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한 그릇의 밥이 아니라 사람대접을 해 드리는 것입니다. 사람은 사람대접이라는 사랑을 먹어야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고 하십니다.? ? 오늘은 민들레국수집에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밑반찬을 만드는 화요일이기 때문입니다. 문을 여는 시간인 오전 열 시가 되기도 한참 전인 여덟 시 사십분입니다. 그런데 처음 오신 손님 몇 분이 문 앞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는데 소문 듣고 왔다고 합니다. 열 시에 문을 여는데, 어쩌지요? 손님들은 아무런 불평 없이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손님들이 예뻐서 부랴부랴 식사하실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반찬을 준비했습니다. 국이 데워지기도 전에 처음 오신 손님들이 자유롭게 드실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접시에 밥을 알맞게 담고, 반찬은 조금씩 골고루 담아서 드시다가 그 중에 맛있는 반찬을 더 가져다 드시면 아주 맛있게 드실 수 있다고 알려드렸습니다.? ? 그런 다음에 이층에서 물건들을 정리하는데 어떤 손님이 왔습니다. 내려가서 손님을 맞이했는데 이미 술에 취해 있습니다. 김치를 조금만 달라고 종이컵을 내밉니다. 술안주로는 드실 수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손으로 김치를 담습니다. 따라가 보았더니 근처에서 세 사람이 길에서 술판을 벌렸습니다. 동네에서 이러시지 말라고 했더니 동네가 떠나가라! 욕을 먹었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와서 노숙자들 돕는다고 하곤 후원금만 받아 처먹고 자기처럼 불쌍한 사람들에게 김치 한 조각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술에 취한 사람에게서 예수님의 모습을 찾기란 너무 힘이 듭니다.? ? 오전 열 시 반인데도 여덟 시 사십 분부터 오신 손님들 덕택에 30인분 밥솥이 세 통이나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네 번째 하는 밥은 아직 김이 오를 생각도 없습니다. 밥이 뜸이 들 동안 쉴 여유가 생겼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전기밥솥은 두 개입니다. 30인용과 35인용인데 이것보다 더 큰 솥은 놓을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 착하신 봉사자 분들이 한 분 두 분 오십니다. 아가다 자매님, 전영애 자매님, 이명란 자매님이 오셨습니다. 탁, 탁, 탁! 지지고, 볶고, 썰고, 도란도란,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잔칫집 같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김치냉장고에 넣는 김치통 기준으로 김치가 두 통이나 나갔고, 부추김치가 한 통 나갔습니다. 고등어를 한 상자 구웠는데 모자랐습니다. 오이무침도 한 통이나 나갔고요. 돼지불고기가 30킬로그램이나 나갔습니다. 치아가 부실해서 김치도 못 드신다고 엄살을 떨던 우리 손님들도 돼지불고기는 그냥 삼켜버리십니다. 그런데도 탈이 없습니다. 그만큼 고기가 고프십니다. 하루가 그새 다 지나가버렸습니다.? ? 봉사자이신 아가다 자매님이 오늘은 동네의 어려운 분들에게 쌀을 나눠드리는 날입니다. 매달 한 번씩 민들레국수집에서 쓰고도 남은 쌀이 있으면 동네의 어려운 가정을 찾아서 나눠드립니다. 스물다섯 가정에서 서른 가정 정도입니다. 다른 밑반찬거리도 여유가 있으면 골고루 나눠드립니다.? ? 예수님은 한 평생 나누며 사셨습니다. 머리 둘 곳조차 없어 노숙을 하시면서도 나누면서 사셨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그 가난을 나누셨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가난한 사람이 차지할 행복에 부자들도 끼어들 틈이 있습니다. 자발적인 나눔입니다.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심을 덜어내는 자발적 나눔이야말로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이 누릴 행복에 끼어들 수 있는 마지막 방법입니다. 더위에 건강 조심하십시오.? | 
조회 : 9,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