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
 


 
작성일 : 06-10-28 11:12
교회연합신문에
 글쓴이 : 서영남
조회 : 7,803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 국수집




평범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잔잔한 삶을 이야기하던 모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우연찮게 인천시 동구 화수동에 있는 조그마한 국수집과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그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3평도 채 안 되는 공간에 주방과 식탁의 경계도 없는 곳에 노숙자들과 빈민이 대부분인 백여 명의 손님이 매일 찾아온다. 이유인즉 ‘무료식당’이기 때문이다. 식사만 대접받는 게 아니다. 후식으로 요구르트나 과일까지 나온다.
가난한 이들의 ‘꿈의 식당’인 민들레 국수집의 주인장이자 주방장은 서영남수사다. 그는 노숙자들과 더 가까이 하고자 25년의 수사 생활을 접고 세상으로 나왔다. 주변의 무료급식소가 몇 군데 있긴 하지만 점심시간 1시간만 운영되고 양이 적어 노숙자들과 빈민들은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 있어야 했다.
그는 민들레 국수집을 계획하고는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위해 요리학원에 다니고 식당 허가도 냈다. 나라의 지원을 받으면 1인당 급식량이 제한되기에 일부러 지원도 사양했다. 그렇게 해서 2003년 4월1일 만우절, 민들레 국수집은 거짓말처럼 문을 열었다.
손님들 중에는 민들레 국수집에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두 시간 이상 걸어서 오는 이들도 있다. 알코올 중독자나 사회 부적응자들인 손님들이 민들레 국수집 근처에서 싸움을 벌이거나 주변을 어지럽혀 이웃들이 항의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동네 주민들도 이제는 많이 이해해주고 조금이라도 국수집에 도움을 주려고 애쓴다. 그 아름다운 이야기가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영남/더북컴퍼니/9,5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