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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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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영남
 조회 : 1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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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손님 맞는 지상의 방 한 칸
희망센터 연 ‘민들레국수집’ 서영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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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식사준비를 하며 ‘노숙자 손님’을 기다리거나 주말이면 식당을 걸어잠그고 전국에 있는 교도소를 떠돌며 ‘재소자 손님’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다.
얼마전 ‘노숙자 손님’들이 편하게 쉴수 있는 공간하나 마련하고 아이처럼 좋아하는 그가 바로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56) 대표다.
지난 9일 문을 연 전국 최초의 노숙자 문화공간 ‘민들레희망지원센터’(민들레 센터)에서 만난 서 대표는 “바람이 하나 이뤄졌다”며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인 민들레국수집을 운영해 오면서 항상 마음 한켠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따뜻한 밥 한끼를 삶에 지친 이들에게 주고싶어 급식소를 시작했지만 밥을 먹고 또다시 거리로 나서는 이들의 뒷모습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 가슴에 남았다.
이런 그의 오랜 바람에 3억2천만원이라는 거액을 지원한 천주교인천교구 사회복지회의 마음이 더해져 탄생한 것이 중구 인현동 삼치골목에 마련된 민들레 센터다. 1층(82.645㎡·25평)과 2층(56.1986㎡·17평) 규모의 민들레 센터는 철저하게 노숙자들을 위해 꾸며져 있다.
1층 출입문에는 센터에 들어서는 노숙자들이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실과 새 양말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으며 가운데 공간은 도서실과 정보검색실, 상담실로 채워져 있다. 2층은 노숙자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청할 수 있는 방들과 세탁실로 꾸며졌다.
서 대표는 “작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꾸미기 위해 리모델링을 맡은 이일훈 건축가가 고생을 많이했다”며 “운영비가 최대한 적어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을 배려한 에너지 절약 소품도 곳곳에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리 위의 노숙자들은 배를 채우는 1차적인 문제말고도 문화에서 멀어진 채 세상에 격리되고 있다. 그런 노숙자들이 센터를 찾아와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문화생활을 즐기고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민들레국수집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아 제대로 하지못했던 상담과 모임도 활성화해 ‘금주 모임’ 등 노숙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를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서 대표는 “사람들은 한낮에 길거리에서 잠자고 있는 노숙자를 보면 혀를 끌끌차며 손가락질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한낮 거리에서 잠을 자는 건 밤에 맘편히 잘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사람은 그렇게 모두 이유가 있고 귀한 존재인만큼 서로 나누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신영기자 cubsho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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