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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0-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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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영남
 조회 : 1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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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동네 이야기> 갈 곳 잃은 노숙인들 ‘희망 둥지’ | | [경기일보 2009-10-9] | 우리 주위에는 여전히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노숙인들의 쉼터인
민들레희망지원센터는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공간이다.
회색의 삭막한 콘크리트 빌딩과 대형 판매시설 사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생활하고 있는 신흥시장상인회도 서민들의 훈훈한 터전이다.
동인천 삼치골목을 돌아 조금 안으로 들어가면 ‘민들레희망센터’라고 적힌 문패가 붙은 하얀색 2층 양옥집이 기다리고 있다.
안이 들여다보이는 현관문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공간은 따뜻한 물로 발도 씻고 세수도 할 수 있는 세족실. 서랍에는 누구나 갈아 신을 수 있는 새 양말이 들어 있다. 발 냄새가 부담스러워 실내로 들어서길 꺼리는 노숙인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1층에는 최신식 컴퓨터 5대가 벽 한쪽을 차지하고 있고 다른 공간은 모두 높다란 책장에 다양한 책들이 가득 꽂혀있다. 천장에는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 등도 설치돼 있어 정기적인 영화상영회도 열린다.
2층으로 올라가면 빨래를 널 수 있는 작은 옥상마당이 있고 내부에는 드럼세탁기 3대가 설치된 빨래방, 샤워실, 수면실, 휴게실 등이 있다.
노숙인들의 문화공간인 민들레희망지원센터가 둥지를 튼 건 지난 7월9일. 이곳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자원봉사자 정안드레아씨는 “사회에서 갈 곳을 잃은 사람일지라도 이곳에서만큼은 ‘존중받고 있구나. 나는 소중한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단, 이곳을 이용하려면 회원으로 등록해야 하고 술을 마시면 들어올 수 없다. 책을 빌려가고 싶으면 메모지에 자신의 이름과 빌린 책을 적어넣고 기둥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 대표(56)가 오랫 동안 구상하고 노력해 하나하나 쌓아올린 노숙인들의 보금자리.
서 대표는 “주린 배를 채우는 것으로 사람으로서 누리고 싶은 모든 욕구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쉼터같은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탓에 오랫 동안 마음 속에만 간직해왔던 민들레희망지원센터라는 꿈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천주교 인천교구 사회복지회가 3억2천만원을 지원하고 건축가 이일훈씨가 리모델링을 맡았으며 배다리의 헌책방들과 한국순교독자수녀회는 책을 기증했다.
민들레희망지원센터는 오늘도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 희망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목·금요일은 쉰다. 문의 (032)765-0185
/김미경기자 km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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