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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2-15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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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영남
 조회 : 2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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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 | | 기축년도 이제 보름 정도만 남겨놓고 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한 해 동안 해온 일을 뒤돌아보고 나 자신을 정리하게 되는 법. 그러다 보면 후회하는 일도 생기고 부족함을 새삼 발견하는 등 만감이 교차하게 된다. 뭔가를 새로 계획하기보다는 반성하고 정리하는 시기, 요즘이 바로 그런 때다.
일터와 각종 모임에서 연일 벌어지는 송년행사로 몸과 마음이 축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문화공연을 함께하거나 기부로 대체하는 등 송년모임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술잔 나누는 문화가 팽배해 있는 게 사실. 조용히 시작된 모임도 결국 2·3차로 이어져 당초 취지가 퇴색되기도 한다. 한 해를 함께 뒤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송년모임은 피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단지, 수위를 조절해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때다.
신문이나 방송마다 국내·외적으로 올 한 해 최대 이슈가 됐던 사건 사고 등을 종합정리해 발표할 시기가 왔다. 지역에서도 큰 행사가 열렸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사건 사고를 떠나 유독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다.
10년이 넘도록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지원센터를 운영해온 사랑마을교회 김철수 목사, 노숙자 등 소외된 이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화수동 민들레국수집 서영남 씨,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고 사회복귀에 성공한 새누리 직원 이 씨,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 도시형 대안학교를 마련한 홍현웅 신부. 특히, 올 초 그 어려웠던 경제위기 속에서도 남다른 경쟁력으로 굳건히 버텨낸 인천의 중소기업 대표들.
일일이 다 거론할 수는 없지만, 취재하면서 만난 그들 덕분에 때론 감동하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소처럼 우직한 사람만이 살아남고 인정받을 수 있었던 한 해가 아니었을까? 호랑이해인 내년은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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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k926@kiho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