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복지와 서영남씨 '창조복지'를 비교

먼저 모처럼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이 함께 인정하고, 뜻하지 않게 청와대(중앙 정부)는 물론 포스코(대기업) 등지에서 상까지 받은 서영남씨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기사제목: 있는 대로 다 퍼주는… 노숙형제들의 대부
(출처: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41227/68788198/1)

기사제목: [서영남]세상과 다르게 살아가는 세상 안의 수도자
(출처: 경향신문, http://bizn.khan.co.kr/khan_art_view.html…)

"서영남은 대한민국 으뜸 마음부자다. 그의 문어발식 ‘퍼주기 사업’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고 있다. 문제는 죄다 쓰기만 한다는 것. 그래도 그는 정부지원을 일절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창조성을 엿볼 수 있다. 심지어 후원회나 자원봉사자 조직 같은 것도 없다. 조직은 결국엔 배타적이 된다며 그게 싫다는 이유에서다. 무슨 프로그램 공모에도 관심이 없다. 그는 천하태평이다."

첫째, 후원금(세금)을 대하는 그의 태도, 대다수 정치인들처럼 결국 남의 돈으로 생색내지 않는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필리핀으로 간 민들레 국수집 2부, 2014년 9월 2일
http://www.kbs.co.kr/…/…/view/vod/index,1,1_list003,33.html…)

해설: 그날 저녁 영남씨는 침대 밑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필리핀에 와서 쓴 돈의 영수증을 차곡차곡 모아놓은 상자다. 영남씨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눈에 보일 때마다 그때그때 가장 필요한 걸 도와주는 방식으로 돈을 지출하고 있다. 혹시나 허투루 쓴 데는 없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서영남: 깜짝깜짝 놀라는 게 필리핀의 대형마트 이런 데를 가면 정말 너무 비싸요. 똑같은 음식 재료가 재래시장에 가면 영수증 발급은 안 되는데 정말 반값도 안 되거든요. 여기는 부가가치세가 12퍼센트나 붙어요. 이런 걸 다 내면서 하는 게 투면한지 아니면 불투명하게 재래시장에 가서 싱싱한 것 싸게 많이 사서 우리 아이들 먹이는 게 올바른 일인지 그건 민들레 국수집을 제가 10여 년 하면서도 항상 딜레마입니다.

해설: 민들레 국수집에서 영남씨가 쓰는 돈은 착한 개인들이 넉넉하지 않은 형편속에서도 끊임없이 보내주는 후원금이다.

서영남: 민들레 국수집에 후원을 해 주시면 연말 정산할 때 소득공제도 안 돼요.(영수증 발급을 안 해요) 완전히 생돈 나가는 거예요. 그런 돈을 받아서 이걸 내 욕심에 쓴다면 이건 사람도 아닌 거예요. 그리고 또 이 돈은 정말 가난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데 쓰여야 하는데 어떨 때 돈을 좀 잘못 써서 실수할 때는 정말 제가 가슴을 칩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큰일 났다. 미안하다. 그런데 간혹 그 귀하게 주신 걸 제가 어떤 때는 제 욕심에 소주 한 병은 먹습니다. (카메라맨: 드셔도 돼요) 안주는 두부 김치 정도면 만족하고요.

해설: 귀한 후원금으로 소주 한 병을 몰래 마신다며 이실직고한 영남씬 영수증을 챙기느라 늦도록 잠을 들지 못했다.

둘째, 실직자 중 특정 계층(청년층)에게 용돈을 나눠주는 식이 아니라 서영남씨는 반드시 빌려주는 행태를 취한다. 또한 그들의 사정도 하나하나 현장에서 꿰뚫고 있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필리핀으로 간 민들레 국수집 2부, 2014년 9월 2일)

해설: 그날 오후 운전수 제프리가 누군가 찾아왔다며 나와보라고 했다.

제프리: 저번에 장사 밑천으로 빌려 주신 돈을 갚으로 왔나 봐요.

서영남: 살라맛 뽀(감사합니다)

(아기를 안은) 주부: 살라맛 뽀(감사합니다)

서영남: (돈을 세며) 이백 페소, 삼백 페소. (제작진에게) 남편이 생선 짊어지고 집집마다 다니며 팔아서 일주일에 이렇게 한 번씩 모아 주세요. (주부에게) 그럼 다음 주에도 괜찮아요? 살라맛 뽀.

주부: 살라맛 뽀. 다음 주에도 갖고 올게요.

서영남: 그래요, 다음 주.

해설: 마뉴엘라(주부)는 27살에 벌써 일곱 아이들의 엄마가 됐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갚으러 온 마음이 기특하다. 가난한 사람들은 문턱이 높은 은행을 이용할 수 없다 돈이 없어 집세를 낼 수 없고 장사를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영남씨가 돈을 빌려주고 푼돈으로 갚게 한다.

서영남: 그냥 공짜로 주는 걸로 되면 굳이 일할 이유가 없게 돼 버리고 그리고 또 'Help me!(도와주세요!)' 하고는 술 한잔 마시고 낮잠이나 자 버리면 도와주지 않는 것만 못하게 돼요.

해설: 영남씨가 조금 전에 다녀간 마뉴엘라의 집에 가보기로 한다. 실은 그 집에 좋은 일이 있는 날이다. 성실하게 꼬박꼬박 갚은 푼돈에 영남씨가 집세를 보태서 오늘 새집으로 이사를 한다.

서영남: 백 일 만에 이제 집으로 가는 거예요. 그동안 얼마나 막막했을까요.

해설: 화재로 집이 없어져 아홉 식구가 성당 근처에서 노숙 아닌 노숙 생활을 했었다. 그러다가 영남씨의 도움으로 이제 다시 묘지 마을로 입성하게 됐으니 기쁜 날이다. 이 마을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집이 있는 것과 없는 건 마음가짐이 다르다. 이층집인데 안타깝게도 창문이 없다. 그래도 아이들의 아빠는 표정이 밝다.

셋째, 만일 그들이 일을 하지 못할 사정이라면 반드시 일을 시킨다. 항상 개인적으로 그들의 사정을 분석하고 있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필리핀으로 간 민들레 국수집 3부, 2014년 9월 3일)

서영남: (근처에서 잡초를 뽑는 한 노인에게) 로미, (마간다 우마가)좋은 아침. 그것 손으로 하는 거예요, 계속? 낫 같은 것 없어? 맨손으로?

노인: 장갑이 없어서요. 그래도 괜찮아요.

서영남: 이따가 런치(점심), 민들레 국수집에서 먹어요.

해설: 실은 아침 로미가 편지를 써서 영남씨를 찾아왔다.

서영남: (제작진에게) 로미가 방세를 못 내서 1,500페소(약37,500원) 필요하니까 좀 빌려 주면 자기가 일해서 갚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로미 처지에 1,500페소를 마련해서 갚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그래서 아예 빌려 주는 게 아니라 일을 줘서 며칠 일하고 그 일당을 맡아 가라고 했더니 좋아하시네요.

해설: 영남씨는 그걸 또 어떻게 알았는지 오늘이 로마의 생일이라고 귀뜸한다. 가난하지만 살아보려고 한 평생을 정직하게 살아왔을 로미의 발.

서영남: 발 닦아요, Your birthday present!(당신의 생일 선물!)

해설: 영남씨가 찢어진 신발을 신고 있던 로미의 발을 유심히 봤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면 영남씨의 눈은 항상 낮은 데를 향해 있다.

노인: (새 신발을 신으며) Beautiful. Thank you.

넷째, 그는 사람이 먼저다. 경제학 이론(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을 주창하는 공리주의功利主義 등)을 따르지 않는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필리핀으로 간 민들레 국수집 4부, 2014년 9월 4일)

모니카(딸): 처음에 닭 다리 2개를 나눠 주시기에 저도 똑같이 닭 다리 2개씩 나눠 줬어요. 그런데 하나씩 주면 더 많은 아이에게 줄 수 있는데 왜 2개씩?

서영남: 후하게 해 줘야 해. 그래서 내가 귀하게 여김 받고 있구나. 내가 특별 대우를 받는구나. 이런 걸 느끼면 아이들이 달라지지.

해설: 중요한 건 그 숫자보다도 배고픈 사람들에게 인격적으로 사람 대접을 하는 것이었다.

창조경제도 필요하지만 오늘날 정치인들에게 창조복지의 개념이 더욱 중요하다. 앞으로 어느 당(중앙정부 혹은 지자체)가 이분을 모셔와 고문으로 삼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까지도 좌우될 법하다. 아래에서 더 많은 정보를 참고할 수 있다.
(민들레 국수집: http://mindlele.com/bbs/board.php?bo_table=03&wr_id=79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