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요셉의원 최영식 신부님 강론 말씀

저는 가톨릭 중앙의료원에서 20년 넘게 일했는데 떠나기 전에 암이 발견돼 치료를 받고 병치레를 하며 제 나름 강한 체험을 했습니다.  '죽음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과 죽기 전에 주님께서 제게 기대하시는 것을 찾아 꼭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안식년을 받고서 성지순례를 하고 기도를 하며 청했습니다.  어느날 성모님께서 빌미를 주셨습니다.  그 때가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 박물관을 돌아보는데 성모님 기도문에 '나는 가난한 이의 동정녀다' 하신 말씀을 보는 순간 강한 충동과 함께 전율을 느끼며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어느 곳보다 가난하고 열악하다는 필리핀의 도시 빈민촌을 다시 돌아보기 위해 짐을 싸들고 필리핀으로 향했습니다.  듣던 대로 참 가난했습니다.  이곳은 메트로 마닐라의 17개 도시 중에 가장 가난한 세 도시로 이루어진 깔로오깐 교구입니다.

90% 넘는 도시 빈민들이 하루하루 벌어 겨우 연명하거나, 벌어도 생계유지가 안되는 사람들,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시궁창 위, 시커먼 강물 위에 판잣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떠나오기 10일 전에도 옆동네 판자집촌에서 불이나 120여채가 숯덩이가 되고 7명이 희생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12년초부터 빈건물을 개보수해서 작년 1월말에 필리핀 요셉의원을 개원해서 필리핀 의사 2명을 고용해서 무료진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달부터는 교구내 네 곳을 정해서 찾아가는 이동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병원 입원 치료를 해야하는 병자들은 검사비, 입원비를 내어줍니다.  앞에서의 여러 사진들은 같은 경우입니다. 

서울 성모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어린애는 건강하게 크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국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두 어린이가 심장수술을 곧 받게 됩니다.

굶는 어린이를 위해서 무료급식도 하고 있습니다.  작년 5월부터 하루 120명 정도 하는데 이번 4월부터는 120명을 더 하려고 준비를 끝냈습니다.

장학사업도 시작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어린이 청소년이 넘쳐납니다.  교육을 좀 더 받으면 엄청난 인적자원이 됩니다.  가난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선은 장애가 있어 정상교육을 받을 수없는 어린이들에게 특수학교에 다니게 하며 돕는데, 여러 곳에서 장학금 도움을 받고 싶다고 간청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요셉의원의 힘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작년에 한국 의료봉사팀들이 네 차례 찾아와서 일주일 씩 봉사해주고 갔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금년에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의 큰 지원으로 어린이 결핵환자를 위한 진료와 교육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또 금년 상반기 중에는 X -ray 장비가 장착된 검사실이 구비된 이동진료차를 운용하여 가난한 시골을 찾아 다닐 계획입니다.

이 모든 일은 여러 단체와 우리 한국 은인들 덕분에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리 하여 참 좋은데 어떤 이들은 제게 와서 왜 사서 고생하느냐 합니다.  철이 늦게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주님과 성모님께 늦어서 너무 죄송합니다.

예수님은 늘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사랑하셨습니다.  돌아가시고 나셔서도 그리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언제 돌아가실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고 사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전도를 시작하시며 회당에서 이사야서를 펴서 앍으시며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고 선포하셨습니다.

이제 당신이 속죄제물이 될 시간이 가까이 오자 최후심판 말씀으로 경각심을 세우시려 "너희는 내가 목말랐을 때, 헐벗었을 때, 굶주렸을 때, 병들었을 때 따뜻이 맞아주고 돌보아주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예수께서는 세상에사시며 늘 이들 때문에 애닮파하시고 마음을 끓이셨음이 분명합니다.  부족한 우리들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늘 이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렇게 삽니다.

예수께서 돌아가시고 지성소에 다녀오시고 갈릴래아로 곧장 가셨습니다.  당신 무덤에서 여인들에게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당시 갈릴래아는 불구자, 죄인들, 병자들, 가난한 이들, 세상의 무지랭이들이 사는 곳입니다.

저는 예수님이 세상에 사실 때 처럼  지금도 예수님 곁에는 늘 성모님이 계시다 믿습니다.

그 성모님이 1933년 벨기에의 바뇌란 곳에서 마리에트라는 소녀에게 8번 발현하셔서 메시지를 주셨는데, 성체조배, 많은 기도..."나는 가난한 이의 동정녀다" 하셨습니다.  당시는 가난한 이들을 항상 생각하시며 헌신하시겠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 두번째 성령강림이라 일컫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요한 23세 교황님이 발의하시며 1962년 9월 성명에서 "예수 그리스도 교회는 모든 이의 교회이지만, 특히 가난한 이들의 교회이다" 하셨습니다.  이 공의회는 가난, 가난한 이를 위한 봉사 등이 강조되고 여러 회칙이 후속으로 반포됩니다.  교회의 쇄신이 가난에서부터임을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부활하신 예수님께로 달려갑시다.  예수께서 달려가신 갈릴래아가 교회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예수님이 계시고 제자들이 있는 곳입니다.

이 시대의 징표는 성가시게 우리에게 나타나는 가난입니다.

과학의 발달로 세계는 한 동네같이 가까워졌는데 빈부의 양극화는 최악입니다.  이제는 안 보려 해도 지구 저 끝에서 일어나는 일을 생생한 영상으로 보고 듣습니다.  피해갈 방법이 없습니다.  가난 문제가 걸림돌이 되느냐?  아니냐? 입니다.  핑계거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미사참례하며 성체를 내어주신 몸을 손에 입에 모시려 제대앞으로 갑니다.  바로 그 예수님이 가난한 이의 손이 되어 우리에게 손을 내미십니다.

여러분의 후원으로 열심히 심부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필리핀 요셉의원 최영식 마티아 신부님께서 다음 카페 "착한 목자 마을"에 실린 글을 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