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민들레꿈' 밥집>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 22일 오후 인천시 동구 화수동의 한 건물 1층.
밖에서 놀던 3명의 꼬마가 '드르륵' 새시 문을 열고 36㎡ 남짓한 공간으로 들어섰다.
"어서 앉으세요, 여기는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입니다."
첫 손님이 등장하자 빠른 손놀림으로 콩자반, 콩나물, 멸치를 담아내던 자원봉사자 윤성업(21) 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인천의 달동네에서 노숙자 무료급식소 '민들레국수집'을 운영하는 천주교 수사 출신의 서영남(57) 씨가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민들레국수집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거리의 사람들'이 아닌 동네에서 뛰노는 어린이들의 허기를 달래주기 위한 식당을 연 것이다.
이 밥집은 2003년 노숙자와 희망을 나누기 위해 문을 연 민들레국수집의 세번째 '부설기관'인 셈이다.
앞서 작년 7월에는 노숙자들을 위한 문화공간 '민들레희망지원센터'가 설립됐고, 재작년 4월1일에는 달동네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민들레 꿈'이 문을 열었다.
서 씨는 성인 노숙자를 위한 공간도 필요하지만 이들의 어린 시절을 보듬어줄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작년부터 어린이 무료 급식소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끼니를 거르거나 식당에서 혼자 밥을 사먹는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 애처롭잖아요. 동네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심으로 대접받고 서로 사랑을 나누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을 꿈꿨습니다"
서 씨의 첫 결심이 있은 후 어린이 밥집이 문을 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민들레국수집으로 들어온 후원금을 조금씩 모아 보증금 500만원, 월세 20만원의 아늑한 공간을 마련했다. 인테리어업체를 운영하는 이부성 씨가 시설공사를, 건축가 이일훈 씨가 내부 설계디자인을 맡는 등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모였다.
1개월여간의 공사가 끝난 21일 오후, 어린이 20명이 앉을 규모의 비좁은 식당에는 70여명이 발 디딜 틈 없이 모여 어린이 밥집의 개소를 축복했다.
이날 오후 1시 문을 연 뒤부터 밥집에 다녀간 '어린이 손님'은 모두 7명.
서 씨는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민들레국수집이 문을 연 날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는데 오늘은 예감이 좋네요"라며 넉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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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편집 : 이상혁(인천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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