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남의 무덤을 빌려서 묻히셨습니다

성토요일 아침입니다

민들레국수집은 집에서 밥을 해 드시지 않는 민들레 식구들이 아침에먼저 식사를 합니다 아침 먹는 우리 식구들의 사연이 기가 막힙니다.

윤기(가명)는 얼마 전에 민들레 식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찜질방에서 며칠을 지내게 했습니다 지금은 여인숙 쪽방에서 지내게 합니다 이제 겨우 열아홉 살인데 키가 너무 커서 (196Cm) 군대도 지원할 수 없습니다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를 받으면 분명 공익근무로 처분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걱정이 가득합니다 내년에 공익근무를 해야하는데 먹고 잘 곳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아르바이트를해서 돈을 모아본들 공익근무 때 먹고 살 길이 없다는 것을 벌써 어린 나이에 알아버렸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나와서 혼자살아보려고발버둥쳤지만 살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아들 하나 생겼다고 생각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슬왕자는 밤새 잠을 못 잤다고 합니다 이슬 한 잔만 마시면 잠 들것 같은데 마실 길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일찍 국수집에 와서 일을 거듭니다 이슬을 못 마셨으니 밥맛은 좋습니다 담배 한 갑을 개봉을 해서 줍니다 그냥 드리면 이슬과 바꿔먹기 때문입니다.

권여사는 제물포역 지하도에서 지냅니다 아침 일찍 국수집에 와서 민들레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습니다 제일 마음 편하다고 합니다 민들레 식구들께 담배를 나눠드릴 때 권여사께도 한 갑 나눠드립니다.

민들레의 집 식구들 중 제일 고령이신 분은 일흔이 훨씬 넘으셨습니다 요즘은 아주 편안해 하십니다 몇 년간 참으로 힘드셨다고 합니다.

베네딕도 형제는 수도원에서 살다가 나왔습니다 마땅히 갈 곳도 없습니다 민들레국수집 근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십여년 전 수도원을 나왔을 때의 처지를 생각합니다.

몇 식구는 민들레 진료소 준비를 하느라 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민들레진료소 봉사자 두 분이 결혼식을 올립니다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입니다 오후 시에 진료소 진료를 마감하고 모든 진료소 봉사자들과 함께 결혼식 축하하러 서울 다녀올 예정입니다.

오늘 밤에는 부활성야 미사가 있습니다.

오늘은 손님들께 돼지불고기를 대접할 것입니다 내일은 닭요리를 대접할 예정입니다.

후식으로 우유를 드립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음식을 나눌 때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도 배고픈 이웃과 음식을 나눌 때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