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금)

오전 10시에 민들레국수집에 도착했더니 주헌씨와 석원씨가 도착해 있습니다. 영두씨는 일하러 가서 나오질 못했습니다.

먼저 효성동에 가서 쌀 열다섯 포를 차에 싣고, 부평 제일부부치과의원으로 갔습니다.

실장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십니다. 주헌씨는 아래 치아를 하나 더 뽑았습니다. 주헌씨는 다음 주에는 틀니 모형을 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장님이 석원씨 치아는 어떤지 물어봅니다. 석원씨는 괜찮다고 합니다. 제가 옆에서 석원씨는 코가 루돌프 코여서 치료를 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석원씨 주민등록증으로 건강보험이 살아있는지 확인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건강보험이 살아있습니다.

치과 옆 건물에 있는 피부과로 갔습니다. 석원씨가 처음으로 피부과 진찰을 받는 순간입니다. 병명은 “주사”라고 합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점점 코에서 안면 전체로 퍼진다고 합니다. 곰팡이 혹은 진드기가 원인이라고도 합니다. 치료가 아주 오래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치료약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가 많다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비싼 크림을 하나 그냥 주셨습니다, 약은 일 주일 치를 탔습니다. 석원씨가 안심이 되는 모양입니다. 피부암이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했다고 합니다. 치료하는 동안 술을 먹지 않겠다고 단단히 결심했습니다.

화수동으로 돌아와서 주헌씨에게 간장 한 병을 챙겨드리고, 석원씨와는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그런 다음 주민센터에 가서 석원씨 기초생활수급이 가능한지 신청을 했습니다. 하다못해 의료보호라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동인천 한방병원에 가서 밤에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고 했더니 종아리에 침을 놓아주었습니다. 쥐가 멀리 도망가 버렸습니다.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잤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우리 손님들이 밤새 추위에 고생할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10월 17일(토)

골롬바 자매님이 아침 일찍 육개장과 돼지등뼈 우거지국을 국수집에 가져다 주셨습니다. 성욱씨가 잘 받아 놓았습니다. 성욱씨는 코스는 만점을 받았고요. 어제부터 도로 주행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주헌씨는 건강하게 아침에 나타났습니다. 석원씨도 밝은 표정으로 아침에 나타났습니다. 민들레 식구들에게 어제 저녁에 집에서 만든 김치찌개를 데워서 내었더니 참 맛있다고 합니다.

고마운 분께서 쌀을 한 포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또 고마운 분께서 고춧가루를 20킬로그램이나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손님들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고 꾸준히 오셔서 식사를 합니다. 미역국을 내다가 육개장을 내고 있습니다. 배추겉저리와 파김치, 콩나물, 해물 부침개, 북어찜은 조금, 깍두기와 마늘장아찌와 우거지 된장나물을 내었습니다. 초코우유는 후식으로 내었습니다. 조금 후에는 카레를 상에 낼 예정입니다. 우리 손님들은 짜장은 참 좋아하시지만 카레를 좋아하는 분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술에 취해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사람이 식사하러 왔습니다. 어제 술을 먹었는데 아직 깨지 않았다고 합니다. 술이 깬 다음에 오라고 했습니다. 왜 술 먹은 사람에게는 밥을 주지 않느냐고 항의를 합니다.

또 한 사람이 식사하러 왔습니다. 술에 취한 것 같아서 막았는데 자기는 절대로 술 먹은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비틀거린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음식에 욕심을 내는 것을 보니 제가 속은 것 같습니다. 밥을 잔뜩 접시에 퍼 놓고는 혼자 술주정을 합니다. 그러더니 결국 삼분의 일도 먹지 못하고 주정을 부립니다.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배고파서 비틀거렸다는 말에 속은 제 잘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