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경찰서에서 형사라고 하는 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민들레국수집에는 노숙인들이 식사하러 오는 곳인지 물어봅니다 그렇다고 했습니다 몇 시에 무료급식을 배식하는지 물어봅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라고 했습니다 식당 밖에서 무료배식을 하는지 물어봅니다 아니라고 했습니다 식당에 편안하게 앉으셔서 식사하시도록 한다고 했습니다

형사가 왔습니다 사진을 보여주는데 우리 손님이 아닙니다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노숙하는 것도 서러운데 범죄자처럼 내몹니다

우리 손님들은 사흘을 굶어도 담 넘을 생각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남에게 손해를 끼치기보다는 그냥 감수하는 것이 우리 손님들의 특징입니다 남의 것에 손대느니 굶어죽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손님들이 참으로 많이 오는 날입니다.

그 많던 국도 모자라서 다시 더 끓였습니다 김치는 평소보다 두 배는 더 나갔습니다 55인용 가스밥솥이 오늘 고생 많았습니다.

설거지 하시는 자원봉사자들도 참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손님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쌀이 얼마 남지 않아서 조금 걱정입니다.

그런데도 생활이 어려우신 이웃들이 끊임없이 찾아와서 쌀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화수분이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78세인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식사하러 오십니다 목발을 짚고 힘겹게 찾아오십니다 서울에 있는 드롭 인 센터에서 잠을 주무신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지내는 방이어서 다른 방보다는 지내기가 좋다고 합니다 78년 평생에 요즘이 가장 힘들다고 하십니다 아들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걱정을 하십니다.

바울라 할머니가 요즘 시름이 깊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외손녀의 학비 때문에 더 걱정이 많습니다 수녀가 되고 싶어 하는 외손녀가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박문여고에 들어갔는데 학비가 공립보다 많습니다 엄마는 강원도에 일하러 갔는데 지난해부터는 먹고 살기조차 힘든지 학비조차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야할 학비가 421,000원이라는데....

오늘은 주안8동 성당의 천사들의 모후 쁘레시디움 단원 여섯 분이 봉사하러 오셨습니다 보리빵을 만들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막걸리를 보릿가루에 넣어서 반죽해 놓았는데 낮은 온도 때문에 부풀어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보리반죽을 빚어서 빵을 쪘습니다.

점심 무렵에 서울에서 체칠리아 자매님과 젬마 자매님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알로이시오 형제님도 오셔서 레지오 자매님들과 교체를 했습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에는 오늘 손님이 제일 많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