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겨울이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나무에서 떨어지기 싫어한다면 가을은 얼마나 지저분할까 생각합니다 "큰나"를 살리기 위해 "작은나"인 나뭇잎은아래로 아래로 내려갈 준비를 합니다 아래로 내려가려는 영성이 예뻐서 하느님께서울긋불긋 아름답게 나뭇잎을 물들여주십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영성은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간장 게장도 다 드셨고, 달걀 장조림도 내어야 하기에 맛있게 양념이 된 간장이 많이 남았습니다 남은 간장에 절일 풋고추를 4 관(16킬로그람)을 준비했습니다

콩나물국, 돼지불고기,무생채, 김치, 고추장아찌, 감자볶음이 오늘 차림입니다 후식으로 사과와 단감을 내었습니다.

사회복지회의 아녜스 수녀님께서 단감 한 상자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민들레식구로 있다가 떠난 규원씨가 초췌해진 모습으로 밥을 먹으러 왔습니다 점심을 먹고 딱히 갈 데가 없는 모양입니다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국수집에서 성욱씨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까지 먹고 갔습니다 사귀던 여자도 떠났다고 합니다.

민들레국수집 앞의 교회 주변에서 노숙을 하는 이들이 몇 명 있습니다 교회 옆의 허름한 집에 세들어 사는 털보 친구가 외로워서 노숙하는 이들에게 술도 사주고 어울렸더니 아예 몇 명이 본격적으로 진을 쳤습니다동네사람들의 원성이 높습니다 사정도 했습니다 술 마시고 싸우다가 잠들고 배고프면 바로 옆에 있는 국수집에 와서 언제든지 밥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이틀 전부터 국수집 출입을 금지시켰습니다 동네가 조용해졌습니다 아직 두 명이 버티고 있습니다 고민입니다.

주헌씨는 이번에 술을 마시고 고생이 심했던 모양입니다 이삼일만에 술 마시는 것을 포기한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오늘은 밥을 아주 잘 드십니다.

아직도 배추와 무가 너무 비쌉니다 김장이나 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됩니다 우리 손님들은 김치를 아주 많이 드십니다 그런데 몇 분의 손님은 배추가 비싼데 하면서 조금씩 가져갑니다 그 마음이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