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잔치입니다 날씨가 참 좋습니다 오전 아홉 시에 국수집에 도착하니 벌써 대성씨와 아가다 자매님과 옥련동 식구인 선호씨와 성욱씨가밤새 잘 저려진 배추를 씻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브이아이피 손님들이 식사하실 수 있는 준비도 다 되어 있었고요.

김장 양념을 버무릴 수 있도록 비닐을 사러 다녀왔습니다 그런 다음 생새우를 사러 갔는데 난감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상자에 사오만 원 하던 생새우가 밤새 십사만 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두 상자를 사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한 상자만 샀습니다 생선아주머니께서 황석어젓 1말들이 1통과 오징어젓 그리고 새우젓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내년에도 김장할 때 쓸 수 있도록 젓갈을 담아서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어제 고마운 분이 가져오신 젓갈과합쳐서 더 살 필요가 없이 충분히 쓸 수 있었습니다

김장 양념이 아무래도 색깔이 별로인 것 같아서 청양고추 말린 것 반 관을 더 샀습니다 그리고 남아있던 고추가루도 전부 썼습니다 집에 베로니카가 내년에 쓸 고추가루로 마련해 놓은 것을 한자루 얻어 왔습니다.

동네 할머니들이 한 분두 분 서둘러 오십니다 지나가시던 동네 아주머니들도 집에 가셔서 앞치마 입고 고무장갑 마련해서 찾아오셨습니다 성당 자매님들도 몇 분이 오셨고 송림동 성당 한마음회 형제들도 오셔서 거들어주십니다 배추 속을 버무릴 때 예수님 드실 김치처럼 만들어주십사 부탁했습니다 지나가던 동네분들이 잔치같다고 하십니다.

돼지고기를 삶아서 썰어놓았습니다 우리 손님들도 맛있게 드십니다 그 많던 배추가 어느새 맛있게 버무려져서 차곡차곡 갈무리되고 나눠드릴 김치도 아낌없이 충분하게 나눠드리도록 했습니다 아가다 자매님이 그러면 우리 먹을 김치가 모자랄텐데요 괜찮아요 모자라면 또 담아야지요 제발 아끼지 말고 나눠드려야 에수님이 웃으실 겁니다

숱하게 지나가던 차들도 불평없이 천천히 지나가십니다

2007년도 김장도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 금곡초등학교 학년 2반 아이들과 함께 온 은수는 다섯 살이 아니라 세 살입니다 쪽파를 다섯 개나 다듬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