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술에 취한 모양입니다 반찬이 맛이 있네 없네 불평하면서 미적거립니다 옆에서 곱게 밥 먹는 사람을 집적거리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시끄러워질 것 같습니다 거의 한 시간만에야 밥을 다 먹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일이 터졌습니다 봉사자 자매님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합니다지쳐서 떠나갔습니다

술이 깨면 가슴을 칠 것입니다 한 동안 밥 먹으러 오지 않을 것입니다 얼마 후 잊어질만 하면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면 씩 웃어줍니다 배고플텐데 들어가서 밥 먹으라고 합니다 식사가 끝나면 담배 한 대 권하면서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스스로 자기에게 벌을 내립니다 민들레국수집으로 다시 올 때까지 얼마나 마음 고생이 많았겠습니까 스스로 받을 벌을 다 받은 셈이니 떡 하나 더 주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배 부르게 한 다음에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는 것이 좋습니다.

못된 시어머니 밑에서 매운 시집살이를 한 며느리가 나중에 시어머니가 되면 자기 시어머니보다 더 못된 시어머니가 된다고 합니다 미워하면 미운 사람을 그대로 닮아버립니다 미운것도 참기가 어려운데 미운 사람을 닮아버리면 얼마나 억울한 일이겠습니까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하기 전에 미운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주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있으면 깍두기 같은 못된 친구들이 있습니다 절대로 그런 친구에게는 비협조로 일관합니다 나쁜 짓에 협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폭력을 씁니다 폭력에는 비폭력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비협조와 비폭력이 미운 짓을 하는 사람을 힘빼게 하는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허리가 아팠는데 김장 끝나고부터는 아픈 위치가 다리로 내려갔습니다 서 있기가 영 힘듭니다 아침에 국도 끓이지 못하고 밥과 반찬만 겨우 챙겨놓고 대성씨와 성욱씨에게 주방을 맡기고 이층에서 누워있었습니다 마침 의사선생님이 아픈 부위에 파스를 붙여보라고 하십니다 한결 좋습니다 내일 침 맞으러 갈 것입니다.

밥맛이 없다는 핑계로 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점심에 특별 반찬으로 아구찜을 했습니다 우리 손님들 모두에게 대접하면 좋겠지만... 아구 세 마리를 장만했습니다 미더덕 넣고 콩나물 넣고 맛있는 아구찜을 아가다 자매님이 만드셨습니다 주헌씨가 치아가 부실한데도 어찌나 잘 드시는지요 저녁에도 드시라고 통에 담아드렸습니다 옥련동 민들레의 집의 선호씨에게도 가져다 주도록 작은 통에 담아 놓았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잃어버렸던 입맛을 찾았습니다.

금숙씨가 라면 몇 개 사들고 집으로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쌀이 떨어졌을 까 싶어 물어보았더니 조금 남아있다고 합니다 오셔서 쌀도 가져가시고 김치도 가져가시라고 했습니다 동사무소에서 김치를 한 통 보냈다고 합니다 김장 거들지도 못했다며 미안해 합니다 쌀 한 포와 김치를 보내드렸습니다 요즘은 식당에 일하러 다니니 그나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