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잘 삐지는지요 제가 바로 밴댕이 속알딱지입니다 한 번 삐지면 밥도 못 먹습니다 눈도 마주칠 수 없습니다 고개가 절로 돌아갑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제가 밴댕이 속알머리인 줄 잘 알고 있습니다 속 좁은 저의 성질을 고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속 좁은 게 마음먹은대로 고쳐지지 않더군요 그래서삐져도 우리 예수님처럼 삐져보자 마음먹었습니다

국수집에 오전에 와서 반찬을 차려놓고 우리 손님들이 식사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놓고 서둘러 병원에 갔습니다 침맞고 뜸뜨고 부항에다 물리치료까지 받았습니다 허리를 안정시켜야 하니 무거운 것 들지 말고되도록 누워있으라는 엄명을 받았습니다

우리 봉사자 분들이 너무 잘 해 주셔서 제가 할 일이라곤 아플 일 밖에 없습니다 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민들레국수집 이층에서 가만히 누워 음악도 듣고 책도 보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손님들도 제가 아픈 것을 아는지 아주 얌전하게 드시곤 가십니다 오후에는 우리 손님들께 사발면도 하나씩 나눠드렸습니다 내일과 모레는 민들레국수집 문을 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일과 모레까지 푹 쉬면서 허리를 안정시킨다면 한결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덕적도 할머니 댁에 김치를 보내드렸습니다 이젠 우리 민들레의 집 식구들만 챙겨드리면 거의 나눠드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