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팠는데 얼마 전부터는 허리 대신 다리가 저리기 시작했습니다 십여미터를 걷기가 힘이 듭니다 앉아서 쉬었다가 다시 걷습니다 서 있을 수도 없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국의 간을 맞추고 반찬을 차려 놓고는 봉사자들께 맡기고 누워있습니다 오늘 아침부터는 통증이 거의 없습니다 이만큼이라도 살 것만 같습니다 아마 명의 선생님의 도움인 것 같습니다 여든 여덟이신 어머님 생신에 꼭 다녀오려고 했는데 가지 못하고 누워서 지냈습니다.

라파엘라자매님께서 삼겹살을 60근이나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VIP 손님들은 삼겹살 대접을 받아도 대접해 주신 분에게 갚을 길이 없습니다 하느님이 대신 갚아주실 것입니다 양념에 잘 재워 놓았습니다.

화도고개에 찬바람이 붑니다 손님들이 찬바람을 맨몸으로 맞고 있습니다 배도 고프고 찬바람까지 불면 얼마나 추울까요 식사하시는 손님들이 최대한 천천히 식사를 하십니다 다 먹은 다음에는 또 다시 찬바람을 맞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온 젊은 친구는 한 시간이 넘게 식사를 한 적도 있습니다.

인천 동구는 재정이 어려운 모양입니다 공무원이 나와서 주변의 경로식당에 65세 미만의 사람들에게는 식사제공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동구에 주민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사람에게도 식사제공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살림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려워지면 식비를 제일 먼저 줄이려고 합니다 그러면 더 어려워지는데도 말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익명으로 식사할 수 있어서 자신이 노출되어버리는 민들레국수집에 오기 싫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도 어쩔 수 없이 식사하러 옵니다 머리를 긁적이면서 어색해 합니다 그래도 식사할 수 있도록 해야지요 들어오라고 합니다 이런 분들은 지난 몇 년 동안에 몇 번은 다시는 오지 않을 사람처럼 욕하고 난리를 쳤던 사람입니다 민들레국수집이 계속 할 줄은 몰랐던 모양입니다.

오늘은 옥련동 민들레의 집 두 식구가 착한 일을 하러 경상북도 봉화에 갔습니다 두 해 동안이나 민들레국수집의 김장을 해 주셨던 바오로 형제님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부산의 착한 일을 하는 곳에 김장을 담아주기 때문이랍니다 7일날 청송을 다녀오는 길에 봉화에 들려서 함께 올 예정입니다.

이번 달 7일에는 청송교도소와 청송제교도소 그리고 청송2교도소를 다녀올 예정입니다 청송교도소 형제들이 만두와 순대를 먹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안드레아 형제가 따끈한 순대와 만두를 마련하겠다고 선뜻 큰 마음을 썼습니다 안드레아의 부인이 더 적극적으로 찬성을 했습니다 제가 옛날 수도원을 나와서 쩔쩔 매고 있을 때 울면서 저를 찾아온 안드레아입니다 파란만장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참한 부인을 만나서 가정을 이루었고요 요즘은 제일 하고 싶어했던 장사를 합니다 돈암동 성신여대 근처에서 조그만 트럭에 만두와 순대를 파는 장사를 합니다 새벽 2시까지 하는데 요즘 수입이 짭잘하다고 합니다 청송 형제들이 만두와 순대가 먹고프다고 하니까 직접 트럭을 몰고 교도소 앞에서 뜨겁게 쪄서 우리 형제들 대접하고싶다고 합니다 새벽 장사마치고 트럭을 몰고 청송교도소까지 가면 오전에 저와 만나서 함께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후에 모임이 끝나면 봉화에 가서 옥련동 식구들과 함께 돌아오는 멋진 소풍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요구르트 배달을 하시는 자매님이 요구르트를 삼백 개나 보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