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을 하시는 재호씨가 내일 선지국 끓이지 않으실래요 물어봅니다 주일이라서 문을 열지 않는데 싱싱한 선지가 한 통 그대로 있다고 합니다 쇠기름까지 덤으로 주셨습니다

아침에 선지를 끓는 물에 데쳐 놓고, 배추와 콩나물을 사러 갔습니다 생선 아주머니께서 묵은 쌀이 있는데 떡이라도 해서 나눠드시라면서 선물해 주셨습니다

수관이네 가족이 정성스럽게 말아서 곱게 썰어서 통에 가득 김밥을 담아오셨습니다 매주 우리 손님들께 맛있는 김밥을 대접하게 해 주십니다.

승용차 한 대가 쓰윽 서더니 쌀 20킬로 한 포를 내려놓으시고 가십니다

오늘은 매달 하는 쌀나눔을 해야 하는 날입니다 아가다 자매님이 수고를 하십니다 당뇨가 있는 할아버지 댁에는 잡곡을 섞어야 하고요 아이들이 많은 집에는 라면도 나눠드려야 합니다 20킬로 스무 포대 정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송림동의 사랑의 국수집에도 쌀을 좀 보내드려야겠습니다.

가슴아프게도 오늘 처음 국수집에 오신 손님이 계십니다 쑥스럽게 들어오시는데 처음 오신 분입니다 이틀을 굶으셨다고 합니다 조금 드셔보시고 드실 수 있으면 더 드시라고 했습니다 며칠을 대마찌(일거리를 못 얻었다는 일본말) 당하고 어쩔 수 없이 굶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아직도 굶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12월 7일자 9면에 경제를 살리겠다는 어느 대선주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노숙자 비리 노숙자는 감사할 줄 모르고 의욕이없으며 모여서 어느 (복지단체) 곳에서 좋은 메뉴를 주는지 정보를 교환하고 몰려다닌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틀을 굶어도 남의 것에 손을 대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보잘것없는 밥 한그릇에 고마워서 어쩔줄 모릅니다 가진 사람들은 우리 손님들이 게으르고, 무식해서, 분수에 넘치는 소비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참으로 구조적인 문제로 일어난 것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자되려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금새 어느 선하신 분이 쌀 반가마(40킬로)와 맛있는 삼겹살을 듬뿍 놓고 가셨습니다 고맙다고 인사드릴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살아있는 쭈꾸미가 1킬로에 9천원입니다 점심 때 쭈꾸미 요리를 하면 우리 대성씨가 참 맛있게 먹겠다 싶어서 1킬로를 달라고 했습니다 1킬로 00그람이나 줍니다.

베로니카께서 민들레국수집의 송년모임을 제안했습니다 12월 22일 오후 6시입니다장소는 아직 미정입니다 6시 전에 민들레국수집으로 오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