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수)

갑자기 겨울이 돌아왔습니다 얇은 봄옷으로 갈아입었던 우리 손님들이 추워서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노숙하는 데 노 하우가 있는 분들은 더워서 그렇게 쉽게 봄옷으로 갈아입지 않습니다 땀을 조금 흘리더라도 꽃샘추위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방이 둘이 있는 독채를 국수집 근처에 얻었는데 그만 다른 용도로 써야할 것 같습니다

작은 방에는 봉사자가 지내면서 민들레국수집에 오시는 손님들 중에 긴급하게 며칠이나마 잠을 잘 자리가 필요한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집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쉬운 방법으로 찜질방에 지내게 도와드리는 방법도 있지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찜질방에 있으면서 다른 분들이 군것질을 하는 것을 보면 참 먹고 싶어서 침이 그냥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군것질 값도 챙겨드릴 수 없고……

오늘은 주민등록이 말소된 손님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주민등록증이 있어야 취직할 수 있는데 주민등록증도 잊어버렸고 또 주민등록도 말소되었기 때문에 참으로 난감해 합니다 베로니카께서 부탁하셔서 경수 씨를 주민센터에 모시고 갔습니다 주민증을 새로 만드는 데 5천원이 들어갑니다 사진을 찍는데 만 원이 듭니다 주민등록 말소 과태료가 8만원입니다 주헌씨 집 옆방에 지내게 하겠다고 하고 주소지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어제부터 틀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001년에 마지막 하나 남은 치아를 뽑고 완전 틀니로 지금껏 살았습니다 거의 십여 년을 사용하니 금이 가고 잘 맞지 않고 그렇습니다 어제 치과에 가서 검사를 했습니다 뼈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모형을 떴습니다 내일부터는 틀니 없이 토요일 12시까지 살아야 합니다 오늘 저녁에는 틀니가 없어도 이틀 동안 먹을 음식을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그래도 고맙습니다 치아 없는 우리 손님들을 생각하면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