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집의 오랜 식구인 주헌씨가 술에 취하기만 하면 아주 심각하게 찾아와서 단 둘이만 이야기를 좀 나누자고 합니다.  그런 다음 물어봅니다.

나 같은 놈을 도와주는 이유가 뭐예요?

주헌씨를 건강하게 해서 멍텅구리 고깃배에 팔아먹으려고요.

그러면 피식 웃으면서,

저, 집에 가서 잠 좀 잘께요.

편안하게 비틀거리며 집으로 갑니다.

도와주는 이유가 뭐예요?   곰곰 생각해 봅니다.  이웃을 도와주는 것이 참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제가 약간 여유가 되니까 당연히 도와드리는 것인데요.  그런데도 물어봅니다.  그냥 도와줍니다.

민들레국수집을 도와주시는 분들도 그냥 도와주십니다.  아무런 조건도 없으십니다.  그러면 저도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냥 도와드리면 됩니다.  그냥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분이신 예수님도 그냥 조건도 없이 도와주십니다.  도로시 데이도, 피터 모린도, 한국의 순교 성인들도, 존경하는 복자수도회 창설신부님과 아오스딩 신부님도 그냥 그렇게 하십니다.  그래서 저도 그냥 합니다.  그냥.

오늘만 해도 그렇습니다.  아침에, 어깨가 가려운 분이실 것입니다.  날개가 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방송 라디오 인터뷰를 하느라 국수집에 가는 시간이 조금 늦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음식을 한아름 싸서 오셨습니다.  참 아기자기한 살림살이입니다.  메모도 다 해 놓으셔서 행복했습니다.  거기에 쌀도 보태라면서 봉투도 두고 가셨습니다.  뵙고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또 서울에서 회사를 운영하시는 회장님께서 얼마전에 국수집에 오셔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오늘은 회사 직원을 보내셨습니다.  민들레국수집만 도와주시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랑의 국수집 도 도와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참 고맙습니다.

허리 디스크 치료를 위해서 병원을 다녀온 사이에 고마운 분이 요구르트랑 맛있는 반찬거리 한아름 놓고 가셨습니다.

우리 손님들은 또 얼마나 착하신지요.  찾아오시는 손님이 갑자기 늘어나니까 고민이 생겼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우리 손님이 앉으실 수 있는 의자가 열 개뿐인데, 손님이 많이 오시면 반찬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리가 모자라서 우리 손님이 앉으실 자리가 여섯 개로 줄어버리는 난감한 일이 생깁니다.  앉을 자리가 줄어버리고 손님은 늘어나고 대략난감!

1월 1일인 어제는 MBC 화제집중 촬영이 있었습니다.  개그맨 취국씨도 오셨습니다.  대성씨가 아주 멎진 연기를 하셨습니다.  1월 15일 오후 5시 0분 MBC 화제집중에5분 정도 방송된다고 합니다.

오늘은 부천세광교회 전도사님과 고등학생 두 명이 와서 설거지 잘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아오스딩 형제님께서는 계란말이를 아주 잘 만들어 주셨습니다.  전기 밥솥도 우리 손님 대접하느라 고생 많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