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무척 무더웠습니다.

저녁 무렵에 손님들께 오늘 축구를 이기면 갈비탕을 대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축구를 져도 손님들께 갈비탕을 대접할 것입니다.

다음 카페에 “민들레국수집”이란 카페가 있습니다. 이젠 회원도 천여 명이나 됩니다. 2005년 인간극장에 민들레국수집 이야기가 방영된 뒤에 다음 카페에 “민들레국수집”이란 카페가 만들어졌습니다. 오프라인의 민들레국수집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저도 다음 카페에 회원으로만 가입했습니다. 카페 회원들이 민들레국수집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요즘은 매달 한 번 정도 날을 잡아서 민들레국수집에 오셔서 손님들께 특식을 대접하곤 하십니다. 오늘은 갈비탕을 대접하는 날입니다. 다음 카페의 “민들레국수집”이 오프라인의 민들레국수집과 혼동을 줄 우려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서 다음 카페의 민들레국수집은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고 합니다.

밤 11시에 빨간 뿔을 머리에 달고 축구경기를 보았습니다. 비록 졌지만 참 잘 했습니다. 밤 한 시가 넘어서 잠들었습니다.

민들레의 집 식구들도 석원 씨 집에 모여서 축구를 보았다고 합니다.

명호(가명) 씨는 내일이 첫 출근이지만 미리 길도 익혀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배우러 간다면서 오늘 출근을 했습니다. 각오가 대단합니다. 이제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합니다. 꿈같은 일이라서 믿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현수(가명) 씨는 직장을 잘 다니고 있습니다. 어제는 일찍 퇴근했고 오늘은 휴일입니다. 밀린 빨래를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에 가서 한다면서 빨랫감을 잔뜩 가져갑니다.

다음 카페의 “민들레국수집”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서 국수집이 잔칫집 같습니다. 갈비탕을 만들기 위해서 달걀지단도 부치고 준비가 한창입니다. 오전에 손님들이 많이 왔습니다. 비가 오기 때문입니다. 장마가 시작되면 울 손님들도 또 많이 늘 것입니다.

시장을 살펴보고 오는데 국수집에서 식사를 한 우리 손님을 길에서 만났습니다. 인사를 하더니 부탁을 합니다. 헌 운동화라도 하나 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함께 국수집으로 오면서 물어보았습니다. 나이는 쉰 넷입니다. 부평시장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했는데 부인이 카운터 보는 일이 싫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이혼하고 속이 상해서 술을 마셨는데 몸도 상하고 다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막노동을 하는데 몸도 아프고 돈은 모이지 않고 쉰 넘은 자기를 받아주는 곳도 없고 그렇답니다. 친구 집에 눈치 보며 사는데 살 길이 없다고 합니다. 국수집에 도착해서 혹시 운동화보다는 안전화가 더 필요하지 않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미안해서 안전화를 달라는 소리는 못하겠다고 합니다. 안전화 한 켤레를 드렸습니다.

기찬(가명) 씨는 경상북도 영주 사람입니다. 나이는 쉰일곱입니다. 다시서기와 옹달샘, 광야교회, 보현의 집 등등에서 잠을 잤다고 합니다. 간혹 막노동을 다니면서 용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힘도 들고 또 외로워서 못살겠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