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집 근처에 있는 화수시장은 아주 자그만 시장입니다. 상인들이 고급 물건을 도매시장에서 가져오면 팔리지 않는 가난한 시장입니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배추 한 단에 19,000원, 대파 한 단에 1,000원, 쪽파 한 단에 12,000원, 애호박 한 개에 ,000원입니다. 오이 개에 2,000원, 수입 고사리는 한 근에 4,000원이고 국산 고사리는 한 근에 12,000원입니다. 채소 파는 상인들이 사는 사람에게 너무 비싸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오시는 분들이 “추석에도 문 열어요” 물어봅니다.

“추석에는 못 열고 추석 전날과 다음날에는 열어요.”

고마운 분께서 처음으로 텃밭에 농사를 지으셨다고 합니다. 잘 익은 늙은 호박을 아홉 덩이나 선물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쌀도 두 포 선물해주셨습니다. 호박죽을 맛있게 끓이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은 L.A 갈비를 구워서 냅니다. 손님들이 조금만 더 달라고 합니다. 못이기는 척 조금 더 드립니다. 그 많은 엘에이 갈비를 구워서 손님들께 내겠다는 용기는 저는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프라비아노 형제님께서 이건 구워서 내어야 맛있다시며 전부 구워서 내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맛있는 갈비를 손님들이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 치아가 부실해서 김치도 못 드셨던 분들도 갈비 맛에 행복해 하십니다. 치아도 없이 어떻게 드시냐고 물었습니다. 잘게 찢어서 우물우물하다가 그냥 삼켜도 참 맛있다고 합니다.

민들레 꿈 공부방과 어린이 밥집은 추석 연휴 동안은 쉽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는 추석 연휴 동안에 문을 닫습니다. 그래서 오늘 베로니카께서는 센터를 찾아오신 손님들께 다과회를 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양말 선물도 해 주시고, 길에서 잠을 자는 손님들께는 찜질방 티켓을 두세 장 씩 나눠드렸답니다. 명절에 길에서 지낼 사람들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민들레 식구들에게는 원하는 선물을 하나씩 정성스럽게 마련해서 선물해 주셨습니다.

내일은 손님들께 닭백숙을 대접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애벌 손질을 해 놓고 내일 손님들께 반 마리씩 드리면 됩니다. 대파를 송송 썰어 듬뿍 넣어드리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대신 마늘은 충분히 넣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