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후에 봉화 바오로 형제님이 살고 있는 곳에 가서 함께 살기로 한 태영씨가 조그만 여행용 가방 하나 끌고 왔습니다 이삿짐 전부입니다 금요일 새벽 4시까지 지내기 위해 필요할 돈을 이만 원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많이 필요없다고 사양합니다

4월 4일(금) 새벽 4시에 일어났습니다 밤늦게까지 사진 작업을 한 모니카가 걱정이 되어서 그냥 계속 자라고했습니다 삼촌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가야한다며잠에 취한 눈을 비비며 세수를 합니다.

네 시 이십 분에 내려갔더니 태영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니카를 기다리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태영씨는 59년생이고 인천에서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태중에 있을 때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유복자인 셈입니다 아들이 둘 있고, 아내는 일찍 사별했다고 합니다 IMF 때 형님의 연대보증을 섰는데 한 순간에 부도가 나고 빚더미에 올라앉았다고 합니다 형님이 부도나자 줄줄이 연대보증을 선 자기도 또 누나들 가정도 전부 망해버렸습니다 세 번이나 죽으려고 약을 먹었는데 죽지 못하고. 아직도 빚이 남아 있는데 갚을 길은 없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로 대머리가 되어서 모자를 항상 쓰고 있습니다 죽으려고 먹었던 약의 부작용으로속도 많이 아프고.. 그런데 평생 소원이 시골로 들어가서 살고 싶었는데 꿈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만 원이나 주셔서 담배도 한 갑 사고, 가장 먹고 싶었던 것도 사 먹었다고 합니다 라면에 밥을 말아먹는 것이 제일 하고픈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년 전 일월 일일 민들레국수집에서 떡국을 주는데 얼마나 먹고픈지 들어올려고 한 시간 반을 뱅뱅 돌다가 들어와서 떡국 한 그릇 받아들고고 속으로 울면서 먹었답니다 요즘은 하루 두 끼를 민들레국수집에서 먹었더니 얼굴이 포동포동해져서 면도를 해도 쉽게 된다고 합니다 전에는 뼈에 가죽만이어서 면도하면 많이 베여서 피가 났다고 합니다

청송교도소와 청송교도소를 들어갔다가 봉화를 갈 것이라고 햇더니 청송교도소 구경은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모니카가 담요를 들고 차에 올라 탔습니다 청송으로 출발했습니다.

청송으로 가는 동안 태영 씨는 일년 동안 할 이야기를 전부 했습니다.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그렇게 살았다고 합니다.

진보 못 미쳐 가랫재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모니카는 입이 까칠한지 먹는 둥 마는 둥이고요 저와 태영씨는 두 번이나 접시에 가득 담아 아침을 먹었습니다

진보에 도착해서 마트에 들러 청송교도소 형제들에게 드릴 간식을 마련했습니다 우유도 샀습니다 그런데 교도소에서 우유를 먹고 탈이 날 우려가 있으니 그냥 가져가라고 합니다 세상에....

음료수 한 잔 없이 빵만 목이 메이게 먹었습니다 징역 사는 슬픔을 실감합니다.

교도관들이 참으로 천사같습니다 재소자들의 건강을 얼마나 걱정해 주는지요! 부모라도 그렇게는 못 하 것입니다 이걸 먹고 탈나면 안된다 저걸 먹고 탈나도 안된다고 합니다 얼마나 걱정하는지 아무것도 먹일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사랑을 받고도 변하지 않는 재소자라면 사람도 아닙니다.

점심을 먹고, 청송교도소로 들어가기 위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형제들이 먹고싶다고 한 순대도 진보에서 샀습니다.

청송교도소에서는 순대를 다시 가지고 돌아가라고 합니다 재소자들이 순대를 먹고 탈이나면 안된다고 걱정합니다 자매상담을 하는데 자매상담에 나오는 형제들과 간단하게 음식을 나눌 수 있습니다 무엇은 괜찮고 무엇은 안된다는 규정도 없습니다 각 교도소 나름으로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합니다.

형제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만약 내가 삼성의 오너인 000이라면 지금 내가 선고 받고서 징역을 살고 있는 범죄로 몇년 형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