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김문일은 착한 아이입니다 어머니랑 찾아왔습니다 모은 돈을 내어놓기가 얼마나 아까웠을까요! 쌀 20킬로 4포대와 달걀 열 판 그리고 부모님도 보태어 주신 후원금 봉투까지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한 가지치기이지만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런 착한 아이들이 있는 한 우리 나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부풀리는데에 누룩이 조금만 있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기분 좋은 하루입니다.

4월 10일(목)

오전 열시에 대성씨가 입원해 있는 기독병원에 갔습니다 열시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아홉시 오십분에 병실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없습니다 침대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 짐은 깔끔하게 싸여있습니다 일층으로 내려갔더니 대성씨와 정근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근씨는 일곱시에 찾아와서 아침 같이 먹고 이슬도 한 잔 얻어먹었다며 기분 좋아합니다.

대성씨는 의료보호 1종이어서 병실로로 하루 2만2천원 더 내는 것과 약간 더 내는 것 해서 27만원 정도로 계산을 끝냈습니다 약을 타야하는데 한 시간이 넘게 기다려야 합니다

정근씨와 함께 정근씨네 동사무소에 가서 담당 사회복지사를 만났습니다 그런 다음 나물집 아주머니 가게에 가서 두부와 청포묵 그리고 토란대를 선물 받고요 푸드뱅크에 가서 갈비선물을 받고 병원에 가서 대성씨와 집으로 왔습니다

퇴원기념으로 대성씨와 정근씨와 함께 영양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정근씨도대성씨도 한 그릇 뚝딱 아주 잘 드셨습니다 정근씨가 그렇게나 잘 먹는 것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4월 11일(금)에는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습니다 대성씨는 민들레국수집 대청소를 했습니다 아주 지저분한 곳은 페인트 칠을 했습니다 창문도 손질하고 방충망도 새로 갈았습니다 바닥도 물청소를 해 놓았습니다.

4월 12일(토)

봄입니다 아침에 서둘러 미역국을 끓여놓았습니다 문을 여는 시간인 열 시 한참 전인데도 손님들이 많이 와 있습니다 아홉 시 삼십 분부터 손님들이 식사를 하시도록 했습니다.

11시 20분까지 제가 손님들을 밖에서 대접했습니다 담배도 한 개비씩 드리고 영등포 역의 노숙자를 정리하겠다는 새로 뽑힌 국회의원 이야기도 나누고, 영등포 역에서 노숙하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습니다 오전에는 정말 쉴 틈없이 손님들이 왔습니다 식사 마친 손님들께 자유공원 축제에 다녀오라고 알려줬습니다.

어제는 재호씨 정육점에 어떤 손님이 와서 며칠 굶었다면서 밥 한 술 달라고 하더랍니다 동네 아저씨가 밥을 차려줬더니 정육점에서 돼지고기 사다가 구워달라고 하더랍니다 고기가 먹고 싶다고요 기가 차서 밥그릇을 뺐었다가 애처로워서 다시 돌려드렸다고 합니다.

술 취한 손님 하나가 지나가는 동네 아주머니에게 못할 욕을 했습니다 약한 사람에게만 짐승처럼 굽니다

연수성당에 가서 귀한 쌀을 선물받아 왔습니다 죠셉 형제님도 쌀을 모아 오셨습니다 미군부대에 다니는 성당 교우분들입니다 매달 쌀을 많이 모아서 보내주십니다 미래의 희망을 보여준 문일군도 어머니랑 왔습니다 참 기분 좋습니다.

민들레식구인 다니엘은 시각장애 1급입니다 부인과 함께 손잡고 찾아왔습니다 쌀 한 포와 김치를 한 통드렸습니다.

전부 다 안팍으로 예쁜 종경씨와 남자 친구가 하루 온종일 설거지를 했습니다

국수집 문을 닫고 저와 대성씨 그리고 성욱씨 또 주헌씨와 정근씨 아가다 자매님과 순대국을 먹으러 갔습니다 주헌씨는 금주의 희망이 보입니다 잘 참으면 보신탕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