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
 


 
작성일 : 06-11-20 06:30
11/17 좋아서 죽겠나봐^^
 글쓴이 : 서영남
조회 : 14,871  
11/17 (금) 청송 가는 날
청송 형제들에게 나눠드릴 가래떡도 차에 실어 놓았습니다 안드레아 형제가 마침 귤을 열 상자나 내려놓고 갔습니다 세 상자를 청송 형제들에게 나눠드리기 위해 차에 실어 놓았습니다 교도소에는 며칠 전에 난로를 피우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래떡은 구워먹을 수도 있고, 라면을 끓일 때 썰어넣어도 됩니다 교도소 안에서는 별미 중 하나입니다.
알람은 맞춰 놓았지만 혹시나 싶어서 일어나 시계를 보았습니다 새벽 1시 40분.. 큰일났습니다 4시까지는 잠을 자야하는데 잠이 오질 않습니다 뒤척이다 깜빡 잠이 들었다가 알람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졸음으로 고생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잠을 너무 설쳤습니다.
새벽 4시 20분에 안태준 형제와 배민수 아오스딩(84년생)이 먼저먁속장소에 와 있습니다 송길 아저씨도 약속시간 직전에 도착하셨습니다 오늘 함께 청송 소풍가는 날입니다 고속도로에 안개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여주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마셨습니다 새벽 추위가 몸을 떨리게 합니다.
죽령 터널을 지나서야 날이 밝아옵니다 중앙고속국도 서안동 에서 안동으로 들어갔습니다 낙동강에 물안개가 멋지게 피어오릅니다 진보 못 미쳐 가랫재 휴게소에 도착하니 아침 여덟 시입니다 맛있게 아침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휴게소 운영자의 친절로 공짜 커피를 한 잔씩 마셨습니다
청송2교도소 형제들을 위한 간식거리를 준비해서 청송2교도소에 들어갔습니다 오늘 만난 형제들은 세 명입니다 21세, 24세, 29세입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다음 달에 만날 약속을 하고 교도소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후 만남을 위해서 진보로 나왔습니다 점심으로 추어탕을 먹었습니다 점심 후에 사탕과 음료수와 과자를 사서 청송교도소로 갔습니다
15명의 형제들을 만났습니다 가래떡을 우리 형제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먹질 안습니다 기다리는 형제들과 나눠먹을 생각인 모양입니다 우리 형제들 중에 좋아서 죽겠는 표정으로 싱글벙글하는 무기수 형제를 보았습니다 4년전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사랑하는 애인이 이틀 전인 수요일에 면회를 왔다 갔기 때문입니다.
 
좋아서 죽겠나 봐
제가 지금껏 교도소를 다니면서 만난 형제들 중에 이런 표정의 얼굴을 만난 것이 이번에 세번째입니다 첫번째는 광주교도소에 있던 방글라데쉬 사람의 두 사형수였습니다 무기로 감형되어서 본국으로 귀국하기 전에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 그 모습 두번째도 역시 광주교도소에서 최고수로 있다가 무기로 감형되어 싱글벙글하면서 이젠 아침밥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면서 언제가 출소하게 되면 청소년들을 위해서 살 것이라며 신나하던 요한 형제 이번이 세번째로 좋아서 죽을 것 같은 사람을 봅니다.
이제는 교도소 폐방 시간이 앞당겨져서 오후 시에 아쉬운 작별을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11월인데도 교도소 안은 꽤나 추웠습니다 송길 아저씨는 얼굴이 파래졌습니다 온기가 없어서 처음에는 견딜만했는데 점점 추워졌기 때문입니다 민원실에 가서 영치금 조금씩 넣어드렸습니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려했던 졸음이 쏟아지길 시작합니다 아오스딩이 한 동안 운전을 해 주었기에 단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여주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이천을 지나 덕평쯤에서 길이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신갈까지 80분이나 걸린답니다 그런데 양지쯤 와서 어느 정도 길이 풀려서 동인천역까지 오니 밤 9시가 조금 지났습니다 동인천에서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