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날입니다. 덥다가 춥다가 변덕이 심해서 우리 손님들이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옥련동 민들레의 집을 수리하고 있습니다. 도배도 새로 하고, 단단히 겨울 준비도 하고 그렇습니다. 방이 세 칸이니까 이번 겨울에는 힘들게 거리에서 지내시는 노인 분들을 몇 분이라도 모셔야겠습니다. 안드레아 형제와 민들레 식구들이 힘껏 도와주기에 큰 맘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니었다면 수리할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공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거실에 연탄난로를 설치하는 것으로 겨울 난방을 하려고 합니다. 수리하느라 법석을 떠는데도 새로 옥련동 민들레의 집 식구가 되신 광회(가명)씨와 풍하(가명)씨가 잘 지내고 있습니다. 풍하씨는 공사를 거들어 주시기까지 합니다. 광회씨는 누워만 있습니다. 그래도 담배를 피우시느라 조금씩 움직입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어제는 입원해 있는 석원씨 면회를 민들레 식구들이 다녀왔습니다. 대성(가명)씨는 아직 면회할 수 없습니다. 금단증세가 아주 심하다고 합니다.

오늘은 민들레의 집 식구 한 명이 새로 옵니다. 41년생입니다. 일흔이십니다. 그저께부터 집을 구하느라 온 동네를 돌아다녔습니다. 어르신이 요통이 심하셔서 양변기가 있는 작은 집을 구해야 하는데 고민입니다. 보증금 백만 원 정도의 셋방은 거의 옛날식이어서 양변기가 설치된 집을 구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관묵(가명)씨가 취직이 될 것 같습니다. 관묵씨는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쓰지 못합니다. 그래서 관묵씨가 지내는 집이 양변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주 다행입니다. 관묵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입니다. 월요일쯤에 서울 강남의 서초동에 있는 어느 회사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울로 가셔야 합니다.

오늘은 배추김치를 담그는 날입니다. 손님들께 열무와 얼갈이로 담근 김치만 드려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큰 맘 먹고 배추 백 포기를 샀습니다. 많이 내렸다고 하지만 지난해보다 배도 더 비쌉니다.

“민들레 책들레” 리모델링 공사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완공되면 아주 예쁠 것입니다. 상상만 해도 신이 납니다. 바닥과 책장은 나무 색입니다. 천정과 벽은 흰색입니다. 그리고 빔 프로젝터도 설치합니다. 의자와 책상은 나무색으로 투명 락카를 칠 할 것입니다. 깨끗하고 포근한 민들레 책들레가 될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부터 사골을 푹 고았습니다. 오늘은 우리 손님들께 사골 국을 대접합니다. 반찬은 얼갈이 김치, 깍두기, 시금치나물, 돼지고기 장조림, 브로콜리와 초고추장입니다. 오후에는 두부부침과 호박나물을 낼 예정입니다.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은 요즘 아이들이 백여 명이 넘게 옵니다. 한 달 동안 로사수녀님께서 지극정성으로 아이들을 보살펴주셨습니다. 한 달간의 실습을 무사히 마치시고 내일 수녀원으로 돌아가십니다. 로사수녀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