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 민들레의 집 식구인 광회(가명)씨는 연세가 쉰아홉입니다 아기 때 엄마가 도망가버렸다고 눈물을 글썽입니다지난 14일에 광회씨를 모시고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너무너무 아파서 잠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고 했어도 병원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냥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광회(가명)씨의 지문을 찍어서 겨우 신원을 찾았습니다 그런 다음 말소된 주민등록을 되살렸습니다 1980년대에 주민등록 말소가 되어있습니다 수급자 신청을 했습니다 의료급여 카드가 나오면 그때 병원에 가자고 했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의료급여 카드가 나왔습니다

동네 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서 의료원으로 갔습니다 광회씨는 지금껏 한 번도 병원을 다녀본 적이 없답니다 아프면 어떻게 했느냐는 물음에 그냥 참았다고 합니다 내과와 정형외과 진찰을 했습니다 엑스레이 촬영, 혈액검사, MRI를 했습니다 초음파검사와 위 내시경은 금요일에 하기로 했습니다 MRI는 나이팅게일 닮으신 간호사선생님들 덕택에 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재찬씨에게 광회씨를 모시고 병원을 다녀와 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광회씨가 아침을 드시고 오셨습니다 위내시경도 못 했고, 초음파 검사도 못했습니다 날짜를 다시 잡았습니다.

8시간은 금식을 해야하는데 배고픔에 광회씨가 그만 식사를 했답니다 광회씨는 치아가 거의 없습니다 몸무게가 40킬로도 나가지 않습니다 피골이 상접했다는 표현 그대로입니다 목발을 집고서야 겨우 움직일 수 있습니다

베로니카와 함께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몸도 마음도 편안합니다 어제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민들레(말티즈)가 반가워서 어쩔줄 모릅니다 모니카가 대신 상을 잘 받아 놓았습니다.

2010 세.밝.사 상은 나무판에 글을 새긴 아주 독특한 모습입니다 기분 좋습니다.

그리고 천주교 인천교구 교구장이신 최기산 주교님께서 "공로상"을 제게 주셨습니다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우리 손님들께 무슨 국을 대접하면 좋을까 아무래도 오늘은 돼지불고기를 내니까 담백한 미역국을 끓여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