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어찌 돈과 밥으로만 살까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덕을 쌓고 복을 지어야 사람답게 사는 길이 되리라 은행통장이야 죽을 때 가져가지도 못하는 것을 죽어서도 가져갈 수 있는 통장을 빨리 만들어 두시라 이 말씀이야."(며느리 도 통하기 중에서).

간석2동 성당에 다니시는 할머니께서 할아버지와 상의를 하시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요셉 할아버지는 일흔이 넘으셨는데 농사짓는 것이 행복하십니다 남촌동에 밭이 있습니다 가족들이 먹을 수 있도록 농사를 지으시는데 무농약으로 지으십니다 자녀들도 잘 살고 있고, 돈에 더 욕심부리는 것도 싫어서 하늘나라 저금통장에 덕을 쌓고 싶으셔서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오는 가난한 사람들과 나눠먹고 싶다고 하십니다

태영씨와 함께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남촌동 밭으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할머니께서 봉투를 하나 주십니다 간석이동 계약의 궤 쁘레시디움의 장 세실리아 자매님이 쌀 한가마 후원해주셨다며 봉투를 전해 주셨습니다 밭에 갔더니 벌써 제 차에 가득 실을 수 있도록 요셉 할아버지께서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차에 배추를 싣는데 두 자매님이 승용차에서 내리더니 배추 한 포기만 달라고 합니다 쌈 싸 먹고 싶다고 합니다대략난감했습니다 줄까말까 망설이는데 여섯 해만에 만나게 된 미진씨입니다 오래 전에 수도원을 나와서 힘들게 지낼 때 교도소 형제들 도울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미진씨입니다 얼마나 놀랐는지요 세상은 넓고도 좁습니다 미진씨가가꾸는 텃밭에서 무농약 상추를 한아름 따서 가져왔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와서 무와 배추를 내려 놓고 태영씨와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식사를 마칠 즈음에 전화가 왔습니다 국수집에 쌀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부리나케 국수집에 왔더니 착하신 부부가 쌀을 가득 가져오셨습니다 가게 오픈을 했는데 화환 대신에 쌀을 달라고 했는데 모인 쌀을 가져오셨답니다 참 희한합니다 오늘은 송림동 쪽에 계신 어려운 가정에 쌀을 나눠드리는 날이라서 20킬로 스무 포를 내어드렸거든요 그런데 또 채워주십니다 신원운수노조(민주노총)의 고마우신 분들이 십시일반 도와주셨습니다 힘들고 어려우신데도 불구하고 나눠주시는 큰마음입니다.

6월 17일(화)

우리 손님이 한 동안 잘 참다가 이틀전부터 또 술을 입에 대었습니다 어제 길에서 만났을 때 지나가는 사람에게 천원만 애원하기에 이천원을 살짝 집어드렸는데, 오늘은 지나가는 아주머니를 붙들고 천원만 달라고 행패를 부렸나봅니다술을 입에 대기시작하면 온몸에 힘이 다 빠질때까지 몸에서 알콜을 요구합니다 체면도 없습니다 그런데 남편에게 걸렸습니다 온갖 수모를 다 겪었습니다 혼자서 훌쩍이면서 웁니다.

오늘은 봉사자 자매님들이 겉저리를 담고 무생채를 만들고 오이지도 무치고 온 종일 바빴습니다.

민들레의 꿈에 필요한 물건들을 마련하러 데레사 수녀님과 모니카가 함께 쇼핑을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