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더위^^ 참 덥습니다 감옥에 있는 형제자매들, 거리에서 노숙하는 우리 손님들이 얼마나 살기가 힘이 들까요.

목요일 민들레국수집이 쉬는 날입니다 아침에 밥을 할 때 감자를 하나 썰어 넣었더니 가족들이 좋아합니다 감자채 볶음을 만들고, 가지나물을 무치고요 된장찌게를 뚝배기에 끓였습니다

맛있는 아침을 먹고, 설거지는 딸이 했습니다 베로니카는 오늘 영등포교도소에서 면회하게 되는 아오스딩(세례명)에게 선물할 옷과 수건 그리고 치솔 등등을 챙겼습니다 열 시 반에 베로니카와 모니카와 함께 영등포교도소로 출발했습니다.

아오스딩 형제는 10여년 전에 목포교도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군대에서 사고를 치고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그때가 스물 하나였습니다 지금 서른 여섯이니 15년째 징역을 살고 있습니다 작년에 목포에서 영등포교도소로 이감을 왔습니다 용접기능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오랜만에 영등포구치소와 영등포교도소가 있는 곳으로 왔지만 인천과 다른 교통체계로 세 번을 돌다가 겨우 영등포교도소로 들어갔습니다 면회 신청을 한 다음에 가져간 옷과 수건을 넣고 영치금도 넣어주고, 과일과 과자도 좀 넣어주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면회를 했습니다.

면회실은 선풍기 하나 돌아가고 창살에 두꺼운 유리로 완전히 막혀있습니다 말은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서 말하고 듣습니다 스톱 워치()에 15분 시간이 점등되면서 말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2분 전에 마침 안내방송이 나오고 15분이 되자 사정없이 마이크가 꺼져버렸습니다.

10여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을 생각해봅니다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눈빛이 사나왔습니다 이제는 순한 양처럼 눈빛이 선합니다 십여년동안 베로니카가 의동생 삼아서 참 잘 도와줬습니다 베로니카의 따뜻한 사랑에 부드럽게 변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앞으로 이삼 년 정도 잘 살면 가석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베로니카와 모니카는동인천에서 내렸습니다민들레 국수집에 들렸습니다.

고마운 분들이 감자도 보내주셨고, 대파도 보내주셨습니다 대성씨가 잘 간수해 놓았습니다.

주안 8동 성당의 자매님이 참으로 귀한 선물을 해 주셨습니다 이름도 밝히시지 않고 대성씨에게 봉투를 맡겨놓고 가셨습니다 봉투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주안8동 성당에 가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민들레의 집 식구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두 손님 이야기를 듣고 방 얻는데 보태라고 도와주셨습니다.

지난 6월 29일입니다 두 달전부터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와서 식사하는 해기씨(49세)가 부탁을 합니다 화도진 공원에서 노숙을 하는데술 취한 사람들이 때릴려고 한답니다 무섭다고 합니다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함께 노숙하고 있는 석원씨(50세)와 같이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방을 얻으려면 지금부터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데시간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두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얼마가 있는지요 석원씨는 한푼도 없고, 해기씨는 칠백원이 전부라고 합니다.

앞으로 15일 동안은 찜질방에서 지내시고 식사는 국수집에서 하시면서 기다려보자고 했습니다 그 사이에 마음이 변하시면 떠나셔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이제 4일만 더 있으면 15일이 되는데 월세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속을 졸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매님 덕택에 마련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방을 찾아보고, 살림살이 준비하고 그래야겠습니다

7월 9일(수)

참으로 무덥습니다 아가다 자매님은 체하셔서 아프십니다 우리 진달래(강아지)를 맡아주신 골롬바 자매님이 진달래를 데리고 설거지하러 오셨습니다 민들레가 진달래를 얼마나 반가워하는지요 오늘은 오랜만에 집에 있는 민들레 투(말티즈)를 데레고 국수집에 같습니다

이곳저곳 쌀을 나눠드리다보니 국수집 쌀이 간당간당합니다 마을 부녀회에서 경로당 어르신들 소풍에 떡을 해 드리기로 했는데 쌀을 좀 달라고 합니다 갈등을 겪다가 큰 용기를 내어서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봉고차가 국수집 앞에 섭니다 어떤 분이 쌀을 가져다 드리라고 했다고 합니다 열 포대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참 희한합니다.

"고고 오디오"에서 찾아오셨는데 더위에 지친 제가 기다리지 못했습니다 만나뵙지 못해서 참 안타깝습니다 전화로만 인사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