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수)

오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더니 밤새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민들레의 꿈 공부방에도 비가 새어 전기가 나갔습니다 데레사 수녀님이 고생이 많습니다 이 큰 비에는 새집이 아닌 허름한 집들은 거의 비가 샙니다 민들레국수집도 비가 새어서 대성 씨가 밤새도록 빗물 받느라고 고생했습니다

오후에 주헌 씨가 살고 있는 동네 반장 아주머니가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요즘 손현초등학교 아이들을 성추행한 어른이 바로 주헌 씨여서 경찰 차 네 대가 찾아와서 주헌 씨를 잡아가려 한다고 합니다 왜 그런 사람을 살게해서 동네를 더럽게 하느냐고 소리지릅니다.

부랴부랴 주헌 씨 집으로 내려갔더니 경찰차 네 대가 포위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법대로 검문을 했는지 물어보았더니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주헌 씨를 데리고 민들레국수집으로 왔습니다 경찰들도 따라왔습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의 사무처장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경찰과 주헌 씨와 사무처장님이 함께 지구대로 갔습니다

주헌 씨는 시각장애 1급입니다 그리고 알콜중독입니다 술을 먹으면 더욱 시력이 약해져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길을 찾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술을 먹고 싶어 죽겠고 그런 난감한 상황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은 거의 술에 쩔어서 살았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 아동 성추행으로 몰린 모양입니다 지구대에서 아홉 어린이중에서 일곱 아이가 주헌 씨가 맞다고 지목했습니다.

중부경찰서에 잡혀갔다가 유치장이 있는 남부 경찰서로 갔습니다

7월 24일(목) 비

늦은 아침을 가족과 함께 한 후에 민들레의 꿈 공부방에 가서 전기수리 아저씨에게 응급조치로 전기를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노후된 지붕에서 물이 넘쳤나봅니다 날씨가 좋아지면 손을 보기로 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도 비가 새어서 대성 씨가 밤샘하다시피 했습니다.

대성 씨, 태영 씨와 함께 주헌 씨 면회를 하기 위해 중부경찰서로 갔습니다 점심시간이어서 1시가 지나야 주헌 씨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에 근처에 있는 기사식당에 갔습니다 부페식 백반인데 한 사람 당 4,000원입니다 우리 민들레국수집 음식과 비슷합니다 우리 손님들께 더 잘 해드려야겠습니다.

1시가지나서야 주헌 씨가 남부경찰서로 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유치장에서 면회를 했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없다고 합니다 억울하다고 합니다 우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쓰라고 만 원을 넣어주었습니다 48시간이 지나면 나올지 구속될지 결정나겠지요

새로 민들레국수집 가족이 된 문규 씨가 그저께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했답니다 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암으로 돌아가시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21세 때 결혼을 했습니다 그 다음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요 시골에서 시청 공무원으로 근무를 하다가 돈을 좀 더 벌어보려고 우유 대리점을 했습니다 아버지가 남겨주신 재산이 좀 있기에 할 수 있었는데 그만 스물 여덟 살 때 망했습니다 별로 부부사이도 좋지 않았고요 몇 억의 부도로 망한 후에는 이혼을 했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일곱 살과 다섯 살이었답니다

돼지치기를 하면서 두 해를 살았고 이곳 저곳 다니면서 식당 일도 하고 중국집 배달도 하고 그랬답니다 그러다가 방을 마련하느라 백만원을 빌렸는데 사채를 빌렸습니다 삭당주인이 보증을 섰고요 사채를 갚지 못하니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중국집 배달을 다니다가 수중에 0만원 정도 받아 둔 돈을 갖고 아이들 데리고 도망을 해서 인천으로 왔답니다 아이들이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해서 월미도에서 밥 먹고 여관비 오만 원을 내고 잤다고 합니다 삼십 만원이 금새 떨어져서 민들레국수집에 오기 전 사흘 동안에는 아이들과 찜질방에 있었고요 자기는 이틀이나 굶으면서 아이들에게 사발면을 겨우 먹였고, 이곳에 오는 날에는 수중에 단돈 이천원 뿐이어서 아이들에게도 아침도 못 먹였다고 합니다 자기는 굶으면서 아이들에게 사발면을 먹게해도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중학교 1학년이 아니고 초등학교 5학년도 아니라고 합니다 지난 해 가을부터 학교에 보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곳저곳 도망다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이제 수녀님 만나서 걱정이 없으니 자수하러 경찰서에 가겠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기소도 안 되었을 것 같은데..

마침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셨습니다 경찰에 알아봤는데 기소된 것도 없고 기소중지된 것도 없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