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안에서 세상과 다르게 살기!

200년 4월 1일에 민들레국수집을 열면서 다른 식당처럼 간판도 달았습니다 출소한 형제들이 직접 집수리를 맡아서 일한다면 덜 고생하고도 살 수 있겠다 싶어서 세 평(10 제곱미터) 정도의 조그만 가게를 열어주었습니다 청송 감호소에서 출소한 세 명의 형제들이 사장, 실ㅈ당, 과장의 명함도 만들고, 간판도 큼직하게 달았습니다 다방에서 노닥거리면서 명함을 주고 받고 그러면서 사업을 한다고 하다가 그만 망했습니다

커다란 간판에 붙어있던 글자들은 떼어냈습니다 흰색 간판만 남았습니다 간판가게에 가서 글자만 바꿔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흰색 배경에 노란색 글자로 해 달랬더니 깜짝 놀랍니다 간판쟁이 수십년에 이런 희한한 간판은 처음 만들어본다고 합니다 칠만원 받아야 하는데 오만원만 달라고 합니다

민들레국수집의 간판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안 보입니다 보통 간판을 생각하고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오시는 분은 보통 두 세 시간을 헤매게 됩니다 베드로 신부님은 두 시간을 헤매시다가 겨우 찾아오셨습니다 인천연대 신현수 선생님도 지나치셨다가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원식씨는 이틀을 근처를 헤매다가 겨우 국수집을 찾았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간판은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소의 투자를 해서 최대의 이익을 얻고 싶은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낸 것이 간판이고 광고라고 합니다

최소의 투자를 해서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니 없는 것까지 있는 척 해야합니다 있지도 않는 걸 있는 척 해야하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강하게 보이고 예쁘게 보이고 돈이든 재능이든 지식이든 키까지도 부풀려보이려고 얼마나 애를 씁니까

민들레국수집 간판은 흰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되어있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주눅들지 않아도 됩니다 무료급식소라는 표시를 내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우리 손님들은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몫을 찾아 드시는 것입니다 우리 손님들은 너무 착해서 자기 몫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민들레국수집은 세상 안에서 세상과 다르게 나눔과 배려와 섬김이 살아있는 곳이면 참 좋겠습니다.

7월 0일(수)

삼복더위입니다 참 덥습니다 매운 청양고추를 몇 개 먹으면 땀이 뻘뻘 납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오늘은 청양고추를 이만 원어치나 사서 상에 내었습니다 참 좋아하십니다

양파 한 망에 만 사천원이나 합니다 오르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물집에서 숙주나물과 도라지 그리고 두부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두부와 숙주나물 그리고 고사리나물과 시금치 나물들을 손님들이 좋아합니다 치아가 부실한 분들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듬뿍 내어놓지 못해서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동인천 지하도 계단에서 주헌 씨가 앵벌이를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틀을 집에 들어오지 않고 동인천역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봉사자 분들이 오셨기에 맡겨두고 주헌 씨를 찾으러 동인천 역에 나갔습니다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바로 앞에 서 있어도 누군지 모릅니다 반쯤 남은 소주병을 옆에 놓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담배 한 개피만 달라고 합니다 저에게도 담배를 달라고 합니다 한 개피 드렸더니 사장님, 고맙습니다. 라고 합니다.

주헌 씨, 이제 집에 가야지요 그제야 놀라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집 열쇠를 잃버버렸다고 합니다 가서 문을 두드리면 된다고했습니다

성욱 씨는 선호 씨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승봉도로 아르바이트 하러 아침에 떠났습니다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돌아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