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헌 씨가 며칠 동안의 방황을 끝내고 통장의 돈은 다 찾아서 써버리고 빈털털이가 되어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창환 씨는 아직도 나타나질 않습니다 아마 떠난 것 같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해 놓고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돌아올 여유를 조금 남겨놓고 떠나는 것도 좋을텐데 안타깝습니다 지난 번에 동현 씨는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처럼 해 놓고 떠났지만 근처에 힘겹게 배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를보면 미안해할까봐 제가 피해주었습니다.

해기 씨 일로 이제 저녁에 검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벌금을 못내서 잡혀왔는데 도저히 구금을 시킬 수가 없으니 데려가라고 합니다 저는 벌금도 있고하니 이왕 구금한 것이니 술을 못 먹게 며칠 잡아두시면 좋겠다고 했더니 벌쩍 뜁니다 검찰은아픈 사람 돌봐주는 곳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면 병원으로 보내드리라고 했는데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요즘은 우리 손님들이 참이슬 한 병을 들고 와서 저에게 건넵니다 안전화를 신고 막노동을 나가서 처음 받은 돈으로 참이슬 한 병 사오기를 했거든요 지금껏 다섯 병이나 모였습니다 우리 손님 한 분이 슬리퍼를 싣고 있습니다 막노동도 나가봐야지요 물어보았더니 안전화가 없어서 일하러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고마운 분이 도와주신 안전화에서 사이즈 맞는 것을 찾아 신겨드렸더니 며칠 후 참이슬 한 병을 들고 왔습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어제는 민들레의 꿈 아이들과 모니카와 수녀님과 함께 차이나 타운에 갔습니다 맛있는 삼선 짬뽕을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요 돌아오는 길에 춘자와 진원 씨를 보았습니다 전에보다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민들레의 꿈 공부방은 오늘은 송편 빗기를 합니다 어제 쌀 10킬로그람을 가루로 내어서 보내드렸더니 아주 예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호주산 소고기를 육개장을 만들었습니다 아주 깊은 맛이 납니다 손님들이 두세 그릇 씩 맛있게 드십니다 노인의 전화에서 어르신들이 직접 녹두로 부친 녹두부침을 스무 도시락이나 보내주셨습니다 상에 내었는데 우리 손님들이 처음 보는 음식이라 잘 안가져 가십니다 녹두부침 좋아하는지 물어보면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게 녹두부침이예요 그제야 가져다 드십니다.

우리 민들레는 이제 원기를 회복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지나가는 오토바이나 차를 보아도 짖거나 덤벼들지 않습니다 아주 얌전해졌습니다.

내일은 목요일이지만 국수집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금요일에는 청송을 다녀와야 하고요 토요일에는 열고 추석인 주일에는 민들레식구들과 출소한 형제들이 집으로 찾아오는 날이라서 집에서 잔치를 할 예정입니다 월요일에도 국수집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금요일에는 청송교도소로 함께 갈 분이 많아졌습니다 수녀님께서 그 먼 길을 함께 갔다 오시겠다고 합니다 덕남 씨는 내일 저녁에 대성 씨 집에서 함께 자고 금요일 새벽에 오기로 했고요 수녀님과 모니카와 함께 갑니다 교도소 형제들이 참 좋아할 것입니다.

고마운 분께서 생선을 잔뜩 보내주셨습니다 어선 선장 출신인 대성 씨가 솜씨를 발휘했습니다 가오리를 내장 손질을 해서 꾸덕 꾸덕 말려서 찜을 해서 손님께 대접하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