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목)은 쉬는 날이지만 국수집 문을 열었습니다 쉬는 날인데도 배고픈 우리 손님들이 혹시나 문이 열렸나 기웃거리다가 문이 열려있으니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오는 분이 많았습니다

동네의 어려운분들께 라면과 쌀을 몰래몰래 나눠드렸습니다 나누어 드리면 신기하게도 더 들어옵니다 두산 인프라 코어에서 쌀 200킬로그램, 외환은행 신포지점에서 280킬로그램이나 들어왔으니 말입니다 할머니들께 라면을 나눠드렸는데 경희 할머니가 자기 몫을 자기보다 더 어렵게 사는 언니에게 양보합니다 얼마나 그 마음이 예쁜지요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기몫을 포기하는 그 예쁜 마음은 분명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일 겁니다 라면과 쌀도 덤으로 가져다 드렸습니다 언니에게도 전해드리라면 쌀도 하나 더 드렸습니다.

옥련동 선호 씨에게 석원 씨를 며칠간 맡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해기 씨는 병원에 보내달라고 해서 119에 실려서 인천의료원으로 갔습니다 간단한 치료만 받고 또 쫓겨날 것입니다 다시는 술을 먹지 않겠다고 하고선 돌아서면 또 마십니다 몸을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인데도 말입니다.

저녁에 민들레 식구들과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내일 청송에 갈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서리태 콩을 넣은 찰떡도 만들었고요 송편 대신 절편도 해 놓았습니다.

9월 12일(금)

아무래도 대성 씨가 아녜스수녀님을 모시고 일찍 찾아올 것 같았습니다 모니카에게 새벽 세시 반에는 일어나야한다고 했는데 기특하게도 세시 반에 일어나서 씻고 청송갈 준비를 합니다 네 시에 집에서 나왔더니 벌써 아녜스 수녀님과 대성 씨 그리고 덕남 씨가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바로 청송으로 출발했습니다 평소보다 40분 정도 일찍 진보 못미처 가랫재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맛있는 아침을 먹고 푹 쉬다가 진보에서 청송교도소 들어갈 준비를 하고 청송교도소로 들어갔습니다

점심을 나와서 먹고, 덕남 씨가 1만원어치나 제과점 빵을 마련했습니다 차에 듬뿍 싣고 청송교도소로 들어갔습니다 떡과 빵 그리고 옥수수를 듬뿍 나눠 받은 형제들이 참 행복해 합니다 우리 형제들이 맛있는 것을 먹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가지고 들어가서 나눠먹을 생각에 들떠있습니다 추석 연휴 전날이라 조금 일찍 모임을 끝냈습니다.

민원실에 들려서 영치금을 넣어주고 평소보다는 조금 빨리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길이 막히는 곳이 한 곳도 없습니다 저녁 일곱 시 삼십 분에 동인천에 도착해서 수녀님을 내려드리고 방호정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헤어졌습니다.

9월 1일(토)

아녜스 수녀님이 쉬시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국수집에 설거지하러 오셨습니다 동그랑 땡을 만들었습니다 돼지고기 스무 근을 갈았고요 두부 한 판을 넣고 마늘과 청양고추, 양파와 대파를 다져 넣고 달걀을 넣고 잘 치대었습니다. 그런 다음 수녀님과 바울라자매님이 프라이팬에 동그랑 땡을 지졌습니다 노숙생활 십년만에 처음 먹어본다고 합니다 마음껏 접시에 담도록 했더니 너무 많이 담습니다 할 수 없이 너댓 개로 제한을 해서 담아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혼부부인 지명 씨 커플이 시댁에 가는 길에 송편을 내려놓고 갔습니다 손님들께 송편을 대접해드렸습니다.

참 손님들이 많이 오십니다.

해기 씨와 주헌 씨가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으러 다녔습니다 못 찾았습니다 주헌 씨는 눈이 거의 안 보일텐데... 집을 못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모니카와 베로니카와 함께 추석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이마트에 들렸습니다

9월 14일(일) 추석

새벽 미사를 다녀온 다음에 점심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콩나물,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을 나물로 만들어 놓고요 홍합 듬뿍 넣고 미역국을 끓여놓고, 밥도 해 놓았습니다.

열두 시에 옥련동 식구들 태영, 선호, 석원 씨와 성욱 씨와 기성 씨도 왔습니다 그리고 예진이와 재진이 그리고 예진이 아빠가 왔습니다 대성 씨는 아마 피곤해서 잠 자는 모양입니다 맛있게 먹고 남은 음식은 필요한 만큼 싸 주고요 차비도 나눠드리고 예진이와 재진이 그리고 모니카는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노래방에 다녀왔습니다.

한숨 잔 다음에 오후 다섯 시에 베로니카와 강아지 민들레를 데리고 영종도로 드라이브를 다녀왔습니다 해변에서 해물 칼국수를 먹고 보름달도 봤습니다.

9월 15일(월)

어제 무엇을 드셨나요

라면 하나 끓여먹었고요 소주 한 병 마셨어요

하루 온종일 먹은 것이라곤 그것 뿐이랍니다

오전 아홉 시에 국수집에 도착했는데 벌써 몇 명의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둘러 반찬을 준비해 놓고 식사하도록 했습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젊은 친구는 새벽부터 국수집을 찾아왔다고 가게 할머니가 이야기합니다 하도 배고파해서 빵을 하나 줬더니 허겁지겁 먹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이준 형제님이 오셨습니다 아가다 자매님과 바울라 자매님 그리고 요세피나 자매님도 오셨고, 견진성사를 받기 전에 봉사활동을 해야하는 자매님 한 분도 오셨습니다 고등어 자반을굽고 있습니다.

참 많이 오십니다.

주변 동네를 둘러보고 있는데 주헌 씨가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있습니다 집을 찾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손을 잡고 국수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미역국에 밥을 조금 말아드렸더니 허겁지겁 먹습니다 열쇠를 잃어버렸답니다 다시 집 열쇠를 길게 줄에 매달아서 드렸습니다 이젠 집을 찾을 수 있다면서 가게 자겠다고 합니다

한참 후에 다시 올라왔습니다 고추장애 밥을 비벼먹고 싶다고 합니다 달걀 프라이도 두 개나 해서 넣어주었습니다 고추장 비빔밥을 먹다가 꺼이꺼이 웁니다 울면서도 비빕밥은 다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