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입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습니다.

민들레진료소 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고마운 분께서 쌀가루를 이용해서 허브 돈까스를 만드셨습니다 어제 6상자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국수집 냉장고에 가득 채우고도 자리가 없어서 정육점 냉장고까지 빌려서 넣어두었습니다.

우스타 소스 그리고 레몬과 맥주를 이용해서 돈까스 소스를 만듭니다 맛있게 튀겨서 소스를 얹어드리면 손님들이 참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우거지 된장국, 김치, 무 생채, 멸치볶음, 달걀 프라이, 상추, 쌈장을 냅니다 그리고 반찬이 준비되는 대로 고구마줄기 볶음과 가지나물을 낼 것입니다 또 돈까스도 낼 예정입니다.

상추가 장마철이어서 비싸졌습니다 4킬로 한 상자에 2만원이나 합니다 올해는 우리 손님들께 상추쌈을 많이 대접할 수 있었습니다 구제역의 여파로 상추소비가 줄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상추가 무척 쌌습니다 그런데 이번 장마로 값이 배나 올라버렸습니다.

솔향봉사단의 중학교 여학생들이 찾아왔습니다 무슨 일을 부탁할까 하다가 고구마 줄기와 실파를 준비했습니다 고구마 줄기는 줄기 하나씩 껍질을정성스럽게 벗겨야 합니다 한참 고구마줄기를 손질하면 손가락은 보라색으로 천연 염색이 되어버립니다 실파는 우리 손님들이 겉저리로 버무려 놓으면 참 잘 드십니다 그런데 손질하기가 까다롭습니다.

박문여고 학생들과 석정여고 학생들도 왔습니다 국수집이 잔칫집같습니다.

어제 주민센터를 들렀습니다 기초생활수급 담당 사회복지사께서 대성(가명)씨 이야기를 합니다 대성씨와 면담을 했는데 아무래도 그냥 두면 큰일날 것 같다고 합니다 대성씨는 이제 간이 부었습니다 알콜성입니다 그래서 술을 먹으면 안됩니다 간이 해독작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능이 약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술을 먹으면 술이 깨지를 않습니다 조금만 먹어도 견디질 못합니다 대성씨가 병원에 입원하겠다고 하면 입원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별스럽게도 대성(가명)씨가 먼저 인사를 합니다 잘 생각해보고 다시 입원하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대성씨도 입원하고 싶다고 합니다그러면 월요일에 입원 의뢰서를 받아서 입원하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이슬왕자는 병원에 입원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후로 나타나질 않습니다 이슬왕자도 입원해야 하는데...

주헌씨는 이번에는 정말 술을 끊겠다고 했습니다 속는 셈치고 믿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부터 또 술에 빠져버렸습니다

석원(가명)씨는병원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알콜 의존증은 참으로 무섭습니다 어떤 분은 알콜 의존증이 암보다 더 무섭다고 합니다

술에 취해서 막걸리 병을 손에 들고 한 모금씩 마시면서 온갖 욕을 해 대던 사람이 오늘은 멀끔하게 국수집 앞을 지나가면서 인사를 합니다 고개를 외면하니 왜 인사를 안 받느냐고 합니다 세상에 그토록 욕을 하고선 무슨 인사냐고 했더니 멋적은지 피식 웃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천사같은 사람이 어떻게 그토록이상하게 변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지난 달에 결핵협회에서 민들레 진료소 진료 때 X-RAY 검사를 했습니다 한 사람이 의심증세가 있어서 보건소에 모시고 갔습니다 결핵이 진행 중입니다 곧바로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약을먹는 것을 매일 살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영양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영양탕도 사 먹였습니다 그 동안충분히 식사 잘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며칠 전에 보건소에 가서 검사했습니다 아주 잘 치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얼굴색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보건소에서 이젠 약을 그만 먹어도 된다고 할 때 까지 밥 잘먹고 약 잘 먹기로 손가락 걸고 약속했습니다.

또 한 손님은 살을 통통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한 동안 보이질 않았습니다 어느날 나타났는데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골이 상접해 있습니다 저에게만 살짝 이야기 합니다 결핵이라고 합니다 약은 먹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걱정입니다 술을 좋아하는 친구기 때문입니다 결핵 약은 먹다가 안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아주 위험하다고 합니다 한 동안 술에 취해서 주정을 했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 잡아 먹었는지 또 멀끔해졌습니다 아무래도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