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일요일,월요일 일째 민들레희망지원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수사님에 대한 호칭이 아직은 많이 낮섭니다.

일동안 베로니카 사모님과 상담을 하였고 수사님과도 두차례에 걸쳐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제수사님께서 올리신 제목 -노숙체험-의 본인입니다.

글재주도 없고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는것이 좀 쑥스럽게 느껴질때가 있지만

이 공간을 통하여서라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

같습니다.

인천에 민들레국수집이 있고 좋은일을 하는곳 이라는 사실은 몇년전부터 알았

습니다만 바쁘게 살다보니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곳에 처음 도움의 손길-무료식사...을 받기전까지 저는 먹고 사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고 2000cc이상의 중형차도 가지고 다녔었습니다.

한꺼번에 무너졌으면 뭔가 건지기라도 했을텐데..서서히 하나씩 잃고

밑빠진 독에 물을 붓다보니 가진걸 모두 잃고 빚더미에 올라 앉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까지 만들고 결국은 거리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극단적인 생각을 햇습니다.

죽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고통 없이 목숨을 끊을수 있을까

거리를 돌아다니며 별의별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번민과 방황끝에...그래 죽을 용기를 가지고 다시한번 살아보자...라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노숙체험...체험이라기 보다는 현실이었습니다.

2~천원 담배 한갑 가격에 불과한 돈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돈인가

라는 사실을 절실히 절감하였습니다.

거리로 나올때 주머니에는 12만원이란 돈이 있었습니다.

찜질방에서 몇일 자고 밥을 먹고 하니까 금방 주머니는 바닥이 났습니다.

몇천원 남았을때는 한시간에 500원하는 PC방에서 밤시간도 보내 보았습니다.

모든게 바닥을 드러내고 죽는것을 포기했을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7월1일 민들레국수집을 찾았고 민들레국수집이 열리지 않는날을 제외하고는

하루에 한두번은 이곳에서 배고픔을 잊었습니다.

8월20일 민들레희망지원센터를 찾았습니다.

민들레국수집 휴가가 끝나고 첫날이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서 밥을 먹는것을 뒤로하고 센터에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시0분 베로니카사모님이 오셔서 상담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느냐란 질문에 갈아 입을 옷도 필요하고..

잠자리도 필요하고...염치없지만 제입장만 생각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모님께서 그럼 월요일 오전11시에 수사님과 상담예약을 해 주신다고 하셨고

따듯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다음날인 일요일..

민들레국수집에서 밥을 먹고 나오는데..수사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수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제 사정 이야기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라도 순번이 된다면 있을 곳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도 드렸습니다.

수사님께서 방한칸 알아봐 주신다는 따뜻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빨리 호의를 베풀어 주시고 도움을 주시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틀동안 찜질방에서 지내라고 베로니카사모님께서 찜질방티켓을 주셔서

오랜만에 편안한 밤도 보낼수가 있었습니다.

오늘 월요일...

민들레국수집에서 식사를 하고 수사님을 뵙고 수사님께서 다시 베로니카사모님께

안내를 해주셔서 민들레옷가게로 가서 갈아입을 옷과 세면도구등 필요한 것들을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따뜻한 사랑의 손길에 마음속으로 감격하고...

한편으로는 제 처지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지낼 공간이 생겨 마음은 가벼워 졌지만 마음의 짐이 생겨 부담이

되는것도 사실입니다.

하느님께서 장애도 주셨고 모든걸 잃는 큰 시련을 주셨지만...

언젠가는 이런 고통보다 더 큰 기쁨도 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병을 얻고 사고를 당하여 장애인이 될수 있고..

또 누구나 불가피하게 경제적인 고통속에서 노숙자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도피하고 비관하고 희망을 버리는 것이 무섭고 두려운

일이지 희망을 갖고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한다면 반드시 언젠가는

지금의 어려움이 이야기 거리로 남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수사님! 베로니카사모님 두분께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다시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 두분의 천사같은 베품에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될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민들레국수집!민들레희망지원센터 가족..도와주시는 여러 독지가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8월21일 민들레희망지원센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