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목)에는 의정부교도소를 다녀왔습니다 잘 살고 있다고 이젠 안심해도 되겠다 싶었는데 다시 구속되었습니다 걱정이 되어서 오늘은 특별면회를 신청해 놓았습니다 25년전에 교리신학원을 다닐 때 수업을 빼먹어가면서 교도소 방문을 하곤 했는데 벌써 세월이 사반세기가 흘렀습니다

감옥에 있으면 바깥보다 더 추울거라면서 베로니카가 저의 옷 중에서 쓸만한 것들을 추려서 안드레아에게 가져다 주라고 합니다 양말, 속옷, 내복과 수건을 챙겨서 줍니다 안드레아 부인도지금껏 겨우 한 번 면회왔다는데 우리가 돌봐줘야 한다면서요.

오후 1시에 총무과에 가서 특별면회를 신청하고 교도관과 함께 내정문을 들어가서 특별면회실에서 기다렸습니다 삼십분 정도 면회하고 민원실에 가서 영치금 삼만 원 넣어주고 늦은 점심을 먹은 다음에 서강대학교에 갔습니다.

가톨릭 경영자 과정에 있는 분들이 오늘 부부 동반으로 특강에 참석하기 위해 모이는 날이라고 합니다 한시간 반 동안 민들레국수집 이야기를 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김우성 신부님을 뵈었습니다.

10월 17일(금)에는 고마운 분들과 함께 강원도 영월을 다녀왔습니다땅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혹시 민들레의 집 식구들 중에 농사를 지을 분들을 위해땅을 빌려줄 수도 있다는 고마운 제안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참 조용하고 한적한 산골입니다 단풍이 곱게 들었습니다 단풍구경 잘 했습니다.

10월 18일(토) 맑음

아침에 조금 일찍 국수집에 도착했습니다 서둘러 콩나물 두 상자를 샀습니다 그런 다음 이틀 동안의 민들레의 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로 민들레의 집 식구가 된 용식씨가 오랜만에 이슬을 좀 마시고 오줌을 실례했습니다 비틀거리며 혼자서 휠체어를 타려다가 넘어져서 유리창을 깼고요 이불이 다 젖었다고 합니다 성욱씨가 힘들게 옷을 벗기고 새옷으로 갈아입히고 이불과 옷을 세탁했고요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아주 애를 썼답니다 용식씨도 앞으로는 조금씩 마시겠다고 합니다.

옥련동 강아지에게 얼굴을 물린 혜영씨가 다 낫지도 않았는데 병원을 다니지 않고 그냥 있습니다 서둘러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받게 했습니다 약간 가렵다고 합니다.

지리산에서 고마운 분이 농사지은 싱싱한 피망을 한 상자 선물해주셨습니다 피망과 양파와 햄으로 살짝 볶았습니다 우리 손님들은 새로운 음식을 접할 때마다 큰 용기를 내어야 합니다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제일 어려워 하는 것이 새로운 처음보는 음식을 무서워합니다 혹시라도 탈이나면 화장실을 가는 일이 참으로 난감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천일식품 봉사모임에서 멋진 분들이 봉사하러 오셨습니다 쪽파를 열 다섯 단이나 다듬으셨습니다 그리고 설거지도 하시고 또 선풍기도 깨끗하게 닦아서 비닐을 씌워서 보관할 수 있도록 해 주셨고요 우리 손님들이 좋아하는 미니 돈까스를 세 상자나 선물해주셨습니다.

지난 번에 담근 총각김치를 참 잘 드십니다.

영등포에서 오신 손님들이 안전화가 있는지 물어봅니다 다음번에 생기면 나눠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칫솔과 치약을 좀 나눠달라고 합니다 네 분에게 치솔과 치약과 양말을 나눠드렸습니다 하루에 한 번 치솔질 하는 것도 어렵다고 합니다.

우리 손님 한 분이 식사를 하다말고 급히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속이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어디 시설에 들어갈 수 없는지 물어보길래 서울역으로 가서 상담해보라고 했더니 다녀왔나봅니다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아야겠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직접 공부방 아이들을 위한 영어회화 테이프와 함께 달걀과 귤을마련하셔서 국수집까지 오셨습니다 국수집 밥도 드셔보시고 후원금도 주시고.. 고맙습니다.

미국인 교우분들이 쌀을 후원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민들레의 꿈의 재진이에게 수녀님이 동화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장가가지 않은 남자 청년을 총각이라고 하는데 총각의 반대말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더니 대뜸 총녀에 니은을 붙인 말을 하더랍니다 앞으로 동화를 많이 읽어주어야겠다고 합니다 재진이 아빠는 부지런히 배달일을 하고 있고요.

민들레국수집 하루 일과가 끝난 다음에 티나자매님과 친구 자매님그리고 대성씨와 안드레아 형제와 챠이나타운에 갔습니다 맛있는 삼선고추짬뽕을 먹었습니다 국물맛이 끝내줍니다.

내일은 굴비구이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