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에 용식씨가 술에 취했습니다용식씨를 시설에서 하던 것처럼 말고 친구처럼 도와주라고 부탁했던 안드레아형제가 너무 간섭을 한 모양입니다 떠나겠다고 합니다 비가 내리는데도 악전고투 비틀거리며 혼자 휠체어를 타고 전에 살던 동네로 갑니다 뒤따라 가보았습니다 가게마다 들려서 소주를 달라고 합니다 술에 취한 것을 알고 팔지 않습니다 겨우겨우 화수2동 주민센터 근처로 갔는데 동네 아는 분들이이슬 마시는 자리를 용식씨가 보곤 함께 술을 마십니다 용식씨에게 만 칠천 원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오후 늦게 화수1동 사무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용식씨가 술에 취해서 휠체어를 탄 채 화수2동 사무소에 있다는 것입니다 가서술에 잔뜩 취해서 자고 있는 용식씨를 집으로 모셔왔습니다 다 젖었고 지린내는 진동하고... 옷을 갈이입히고 재웠습니다.

저녁에 베베모임을 방호정에서 했습니다 옥련동 식구들도 왔습니다 새민들레식구인 조두현씨도 왔습니다 힘이 하나도 없는 모습입니다 두현씨는 곰국에 밥을 말아드시도록 했더니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 밥두 공기나 드셨습니다 몇년만에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어보았다고 합니다.

10월 2일(목)

아침에 안드레아 형제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용식씨가 떠난다고 스스로 휠체어를 타고 갔다는 것입니다10시쯤 국수집에 왔더니 경찰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용식씨를 데려왔습니다

술이 깬 용식씨가 다시 휠체어를 타고 나갔다가 돈을 다 쓰고 술에 또 취해서 저녁 무렵에 경찰이 휠체어를 밀면서 왔다고 합니다.

동네 반장 아주머니가 난리를 쳤다고 합니다 동네로 용식씨를 이전해 와서 경찰이 찾아오고 힘들어 죽겠다고 합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이 용식씨 주민등록증을 보고 주소로 찾아가서 반장아주머니께 물어보곤 했던 모양입니다.

10월 24일(금)

용식씨가 술이 깬 것 같습니다 떠나겠다고 합니다 깊이 생각해 보고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안드레아 형제에게 용식씨를 부탁한 것이 실수인 것 같습니다.

옥련동 민들레의 집에 가서 두현씨와 함께 동인의원에 갔습니다 의료보험이 급여정지가 되어있습니다 원장 선생님 진찰을 하시고 혈당이 80이 나왔다고 합니다 약을 일주일치 처방해 주셨습니다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갔더니 일주일치 약값이 보험 적용이 안되면 16,800원인데 만원만 받겠다고 합니다원장선생님께서는 밥을 꼭 때 맞춰 드시고 약을 드시고 할 수 있으면 입원을 해야하는데.. 하시면서 진단서를 동사무소에 제출할 수 있도록 발급해주셨습니다

두현씨와 함께 동태탕을 먹고 동사무소로 갔습니다 주민등록 과태료를 8만원 내었습니다 사진도 찍고 주민등록 발급 신청도 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신청도 했습니다 두현씨를 옥련동에 모셔다 드리고 서둘러 강화도로 출발했습니다 오늘저녁부터 내일까지 천주교 인천교구 사회복지회 행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강화 바다의 별 청소년수련장에서 행복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10월 25일(토)

민들레의 꿈 아이들은 수녀님과 모니카와 함께 고구마 캐러 남양주에 갔습니다 내일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 아무래도 국수집에 가 봐야할 것 같아서 살짝 빠져나왔습니다 대성씨가 아주 준비를 잘 해 놓았습니다 콩나물국도 끓여놓고, 홍어도 찜을 제대로 쪘습니다 반찬 준비를 해 놓고 손님들이 식사하실 수 있도록 한 다음에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용식씨가 전에 살던 근처에서 다음달에 기초생활수급 돈이 나오면 주기로 하고 방 하나 얻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만원만 빌려달라고 합니다 인격적으로 존중하면서 해야하는데 시설에서 사람을 대하던 방식으로 용식씨를 대했으니 제가 실수한 것 같습니다

찜질방에서 지내게 하고 있던 윤선생을 용식씨 있던 방에서 며칠 지내보게 해야겠습니다

이건창호 봉사모임에서 쌀을 세 포 선물해주셨고요 설거지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