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
 


 
작성일 : 07-02-08 10:14
2/4 여행
 글쓴이 : 서영남
조회 : 14,099  

2월 1일 목요일

토요일에 필요한 부식을 준비하기 위해 민들레 국수집에 왔습니다 좋으신 분이 마련해 주신 사골을 한번 더 푹 고아도 좋겠다 싶어서 기름을 걷어내고 다른 통으로 옮겨 담은 다음에 새로 물을 붓고 팔팔 끓이다가 불을 약하게 조절해 놓고 집으로 돌아가서 푹 쉬었습니다 내일 청송 교도소를 가야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후 5시쯤 푸드뱅크에 가서 선물들을 받아 놓고 또 준비해 둔 가래떡을 찾아 싣고 적십자병원 영안실에 가서 조문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2월 2일 금요일

혹시 고속도로에 빙판길이 있을지도 몰라서좀 더 일찍 일어났습니다새벽 네시에 인천을 떠났습니다 고속도로 노면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예상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교도소에 도착할 것 같아서옆길로 샜습니다 멋진경치를 구경하기 위해서입니다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목적지를 향해서 곧바로 가는 것보다 약간 여유가 있을 때 옆길로 새는 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청송교도소에서 열 다섯 명의 형제들을 만났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형제 때문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제 겨우 서른 살인데 별이 여섯 개나 됩니다 열 네 살부터 분류심사원 소년원에서 지내다가 스무살부터는 교도소에서 지내고 있는 빵잽이입니다 미성년자일 때 소년원에 있었던 것은 전과로 기록이 되지 않습니다 스무살부터 전과가 기록이 됩니다 징역을 살고 만기가 되어서 출소를 하고 제일 오래 사회에서 살았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여섯 달 정도 사회에서 살아본 것이 제일 길다고 합니다 휴~

교도소 형제들을 뒤로하고 포항으로 떠났습니다 황장재를 너머 영덕을 지나서 동해안길로 포항으로 갔습니다 동해바다가 얼마나 푸른지요 오후 2시쯤 포항에서 자전거 가게를 하고 있는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변함없이 그곳에 있습니다

오후 5시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송도 해수욕장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놓고 어릴 때의 기억을 좇아서 걸었습니다 옛날 살았던 죽도시장 주변도 둘러보았습니다 지금도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동네분을 만나 인사드렸습니다 약 5년만에 만나봅니다 옛날에는 무척이나 먼 길이었는데 그렇게 먼길도 아니었습니다.

오후 5시에 자전거포를 하는 친구를 다시 만나서 북부해수욕장의 바다가 보이는 식당에서 광어회를 안주삼아서 이슬 한 잔 나누고요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친구의 집에 가서 어머니를 뵙고, 밤늦게까지 포철에서 일하고 퇴근한 친구들 만나서 맥주 한잔 나누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주일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입니다 이젠 오십이 다들 넘었으니^^

2월 일 토요일

포항을 뒤로하고 큰형님이 계시는 의성으로 출발했습니다 오늘은 일곱남매 중 세번째인 작은 누님 가족 송별모임입니다 며칠 후 필리핀으로 이민을 가십니다

어머님이 여든 여덟이십니다 정정하십니다 큰누님, 큰형님, 작은누님, 작은형님 그리고 나와 여동생 또 남동생 이렇게 모두 모였습니다

밤 아홉 시 반에야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인천으로 떠나올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한 시 사십 분입니다 푹 잤습니다.

2월 4일 일요일

아침에 민들레국수집에 와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가다 자매님과 아오스딩 형제님이 오셨습니다 오늘은 소세지와 햄으로 달걀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사골국이 아직도 맛있게 먹을만 합니다 오늘 고으는 사골국물로는 미역국을 끓여야겠습니다 내일은 고마운 분이 보내주신 돼지등뼈(감자탕용)를 얼갈이 배추 데쳐 넣고 맛있게 끓여야겠습니다


헬레나 07-02-10 09:10
 
수사님께서 교도소에 다녀오신 글을 읽으면 교도소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조금 긴장하게 됩니다. 힘든 사람들이 조금씩 편해지는 세상이 되기를 꿈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