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쉬기도 하면서 의정부에 수감되어 있는 안드레아 면회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베로니카는 안드레아가 춥다고 두툼한 스웨터를 두 장이나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족을 이사시키느라 의정부 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창신씨와 혜영씨를 도시가스가 있는 단칸방으로 먼저 이사를 시켰습니다 추석 다음날 겨우 옷가지 몇 개 들고 이사를 왔는데 그새 이삿짐이 엄청나게 불었습니다성욱씨와 태영씨까지 거들어주고서야 겨우 이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옥련동 민들레의 집의 선호씨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대성씨, 성욱씨, 태영씨, 선호씨 그리고 주헌씨와 안드레아 형제도 거들었습니다 이왕 민들레 식구들이 모인 김에 아이들 가족을 위해서 서툴지만 도배까지 해 주자고 마음 모았습니다

도배지와 풀을 사고, 석유 보일러를 가동시키기 위해 경유도 두 말을 샀습니다 작동을 시켰는데 응답이 없습니다 보일러를 고쳤습니다 부속을 갈아야합니다 12만원이나 들었습니다 저녁은 재진이 아빠가 배달일을 하는 식당에 부탁해서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새벽 1시 반에야 도배 마무리를 하고 청소까지 끝냈습니다 옥련동 식구들은 택시를 태워 보냈습니다.

저녁6시에야 겨우가족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7시에 동인천역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동인천역에서 기다리는데 휠체어를 탄 용식씨가 힘없이 있습니다 노숙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 민들레국수집으로 들어오라고 해도 미안해서 못 들어온답니다 아직 더 기다려야 하는 모양입니다 세 가족과 만났습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가서 동태탕을 주문했습니다 아버지는 마흔네 살이고요 딸이 6살 때 이혼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아이 둘과 함께 살았다고 합니다 큰딸은 여고 1학년(17세)이고요. 아들은 중2인데 15세입니다 키도 크고요 잘 생겼습니다

열흘 전에 월 40만원하는 월세를 몇 달 체납했답니다 집주인이 법원에 신청해서 가재도구를 압류했고요 11월 12일까지 200만원을 마련 못하면 가제도구를 경매처분한다고 하는데 찾을 길이 없답니다 찜질방에 함께 있다가 딸과 아들은 딸의 친구집에서 며칠 지냈고요

아이 아버지는 비정규직으로 대우자동차에 근무하다가 해고된 후에 일용직으로 일을 했지만 한 달에 칠팔십만원 벌기도 어려웠답니다

그래서 계양구청에서 인천교구 사회복지회에 도움을 청했고요 사회복지회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민들레국수집 근처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 아버지와 아이들이 도배하고 있는 집을보고 기뻐했습니다 찜질방보다는 친구집에서 하룻밤 더 있다가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7일날 다시 오기로 했습니다.

오늘 점심 때 만났습니다 조그만 방 구경을 하고요 짐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베로니카와 모니카가 아이들 속옷을 준비해주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있는 이불과 그릇 그리고 수저 등등을 마련해주고, 냉장고와 텔레비전 그리고 전기밥솥을 마련하러 중고 가게에다녀왔습니다 세탁기는 놓을 자리가 없어서 민들레국수집에 있는 세탁기를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쌀과 라면 그리고 반찬도 조금 나눠드리고요 슈퍼마켓에 가서 비누, 소금, 간장, 식용유, 냄비, 프라이팬, 화장지를 샀습니다

모니카가 민들레의 꿈 공부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아이 아빠가 새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오늘 결석을 허락해줘서 다행입니다 어느 정도 적응한 다음에 학교가면 좋겠지요 불편한 생활에 적응을 잘 하면 참 좋겠습니다